"학생의 학습권만큼 교사의 교육권도 보장해야"

[주장] 교육공동체 경직성 강화되서는 안돼... 특수교육 궁극적인 목적 생각해야

[유장군 기자]

▲ 전교조 대구지부 주최로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제에서 모인 교사와 학부모들이 '교육권을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교육계가 비통함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한 웹툰 작가가 자기 아들을 지도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특수교사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그게 아동학대라면, 특수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언론에 공론화가 안됐을 뿐이지, 장애학생에게 맞아 입원치료를 받는 특수교사가 많다. 그런데도 제자들이라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최근 웹툰 작가가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은 교사로서 회의감이 들었다"
"특수학교도 교육을 해야 하는 학교데, 교육을 하지 못하고 돌봄을 하고 있다"

유명 웹툰 작가의 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이며, 자폐성장애를 앓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작가의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의 문제행동을 하여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 됐다. 그리고 피해 학생 부모에게 사과를 하는 등 사안이 원만히 종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작가는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킨 뒤 녹음된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이후 특수교사는 재판에 기소되어 직위해제되었으나, 경기도 교육감의 직권으로 8월 1일 자로 복직됐다.

우선, 이 장애아동의 행동은 교육적으로 중재가 요구되는 행동이었고, 발달장애의 특성상 반복적인 학습이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고약하다'는 등과 같은 어려운 표현을 아동이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실생활이나 경험에 기초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특수교사는 이러한 교육적 원리에 기초하여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특수교사를 고소한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특수교사가 피해학생과 원만한 합의가 될 수 있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하였으며, 선처까지 호소했다. 이처럼 아동을 위해 헌신적으로 도움을 준 특수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도리어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교사에게 교육권을 부여해야 한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통합교육에서 분리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학생에 따라서는 특수학급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문제행동이 있는 장애학생이 통합학급에 배치되었을 때, 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을 예방 및 교정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한 교육적 중재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실에서는 그 어떠한 중재를 하기 힘든 구조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훈육으로 볼 수 있는 상황도 장애인 학대 또는 아동학대로 신고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 교육공동체의 경직성을 강화하며, 결과적으로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과 변화를 이루어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든 교사에게 교육할 권리를 충분히 부여해야 하며, 교육활동으로 인한 훈육에 대해서는 면책권을 부여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권이 함께 상보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은 결코 대립되는 구도가 아니며, 상존해야 할 불가분의 관계이다.

특수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통합과 자아실현이며, 장애학생이 장애를 극복하여 바람직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장애학생의 올바른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장애특성에 기초한 특수교육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문제행동이 있는 경우, 반드시 중재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교육전문가인 부모가 볼 때,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몰래 녹음을 하거나 무조건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해를 풀려가기 위한 소통의 노력이며, 상호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