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도 옛말? 美 국채 흔드는 3대 악재, 韓도 흔드나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일본의 긴축 전환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대출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9개월 만 미국 장기채 금리 최고
신용등급 강등에 3거래일 연속 상승
우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미국 정부의 국가 채무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 미국 재무부가 3분기 장기채 발행 규모를 960억 달러에서 1030억 달러(134조7240억원)로 늘린 상황에서 국가 채무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미국 국채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이런 미국 국채 금리 상승 흐름은 지난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췄을 때와는 정반대다. 2011년 당시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오히려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국채가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중국 미국 국채 매도도 악재
여기에 일본은행이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미국 국채에 악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에 투자한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물가 재상승 우려도 미국 국채 금리 올려
여기에 물가에 영향력이 큰 유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을 9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배럴 당 70달러 선을 유지하던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 당 80달러 선까지 올라왔다.
미 국채 금리 상승, 한국 대출 금리도 자극
세계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은 한국 시장 금리도 끌어올린다. 미국 국채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이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국 채권은 금리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은행의 대출 금리를 상승시킨다. 실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2일부터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3거래일 상승해, 지난 5일 연중 최고치인 3.88%까지 올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전반적인 시장 금리 오름세를 유발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기업과 가계는 사실상 금리가 오른 것과 같은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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