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친 태풍 '카눈' 10일 한반도 온다…새만금 괜찮을까

6호 태풍 ‘카눈’이 10일 경상권 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190㎞ 해상을 지난 카눈은 7일 오전 9시 오키나와 동북쪽 해상에 이른 뒤 방향을 틀어 한반도 방향으로 북진할 전망이다.

지난 3일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의 한 조각상이 강풍에 부서진 채 거리에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6일 기상청은 “카눈의 북진 예상 경로가 전날보다 서쪽으로 이동했다”며 “9~11일 사이 한반도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태풍 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 본 기단의 가장자리가 확장하면서 태풍의 경로가 왼쪽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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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지역 태풍 영향은 아직”

현재 예측대로라면 오는 9일 밤 부산·울산·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10~11일 대구·경북·충북, 강원도·경기 동부에 태풍 특보가 발효될 수 있다. 예상 진로를 고려하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는 전북 새만금 지역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 수는 있으나 태풍의 강풍 반경 안에 들지는 않는다. 기상청은 다만 "아직 태풍 경로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매일 최신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경민 기자

영국, 유럽, 미국 등 세계 주요 수치예보 모델들이 예측하는 카눈의 향후 시나리오는 동서로 500㎞ 차이가 날 만큼 변동성이 크다. 영국 수치예보 모델(UM)은 카눈이 경상권 해안으로 진입해 서북진하며 한반도를 가로 지른다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반면 미국 해군이 운영하는 세계 기상 수치예보 모델(NOGAPS)은 일본 시코쿠·간사이 지방을 관통해 한반도에서 먼 동해로 동북진한다고 예상한다. 영국 모델을 따르면 한국이, 미국 모델을 따르면 일본이 각각 큰 타격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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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태풍 하이선과 경로 유사”

지난 2020년 9월 7일 태풍 '하이선(HAISHEN)'이 물러간 울산시 북구 신명방파제 인근 해안도로가 거세게 몰아친 파도에 허물어진 모습. 사진 뉴스1

기상청이 자체 수치예보 모델(KIM)을 분석한 결과, 카눈의 경로는 3년 전 한국 동해안을 쓸고 올라간 태풍 하이선과 유사하다. 2020년 10호 태풍 하이선은 9월 7일 강도 ‘강’ 수준의 세력을 유지한 채 울산에 상륙해 경상권 동해안을 따라 북진했다. 하이선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 많은 비가 내린 동해안과 영동지역에서는 최대 300㎜ 내외의 폭우가 쏟아졌고, 울릉도와 독도에서는 순간 초속이 40m까지 치솟는 등 강풍이 불었다. 2명이 사망했고 5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와 큰 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10호 태풍 하이선과 9호 태풍 마이삭 피해 복구에 예산 6063억원을 책정했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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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날아갈 정도 강도로 상륙”

카눈은 현재까지 강도 ‘중’ 수준으로 경상권 동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태풍 강도 ‘중’은 최대 풍속이 초속 25m~33m로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세기다. ‘강’은 최대 풍속이 초속 33m~44m로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의 위력을 지녔다.

지난 2020년 9월 7일 태풍 '하이선'이 북상한 강릉시 월호평동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 연합뉴스

기상청은 현재 카눈의 동남쪽에서 발달하는 열대저압부 발달 정도와 위치,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세, 북서쪽 대기 상층에서 우리나라로 접근해오는 기압골의 발달 정도가 카눈의 진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낮 최고 기온 33도 수준의 폭염이 12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다음 주 태풍의 영향으로 기온에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