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는 '모터쇼' 데뷔…현대차는 '가전쇼'에 공들인다, 왜

최은경 2023. 8. 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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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이 함께 선보인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첨단 정보기술(IT)이 집약되면서 자동차-전자 업계 간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6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 달 5~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 참가할 예정이다. 2029년까지 연평균 14% 성장(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이 예상되는 전장 분야에 무게를 두면서 관련 전시회에 본격 데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AA 모빌리티는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부품 업체 등이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모빌리티의 미래상을 공유하는 행사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DS)부문이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리처드 월시 리차드 월시 삼성전자 반도체 유럽총괄 상무는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에서 ”완전 자율주행 전환이 탄력을 받으면서 데이터양이 급증해 자동차 산업에서 대용량·고성능 메모리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이번에 행사에 참여해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전시관을 마련하진 않지만 개막 전날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여해 세계 취재진을 상대로 전장 사업 비전을 소개한다. LG전자 측은 “미래 차량 경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과 파트너에게 고도화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LG는 차량용 반도체와 전장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025년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차의 운전 공간)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전장사업 매출을 20조원 규모로 키워 ‘글로벌 톱10’에 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산업 규모가 올해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며 “예상보다 추월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 2022'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 위로 오르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모터쇼 ‘신차 소개’ 인기는 예전 같지 않아


반면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자동차 단일 제품보다 전자와 융합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모터쇼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자체적으로 신차를 소개하면서 참가 필요성이 줄어든 것을 이유로 꼽았다.

대신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 참가해 혁신 전략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2022에서 로보틱스와 모빌리티·메타버스를 결합한 신기술을 직접 소개하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과 함께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각각 3000만 달러, 2000만 달러(합산 약 65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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