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때 새만금 확정" 野 "尹정부 뭐했나"…잼버리 네탓 공방

전민구 2023. 8. 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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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관련 정치권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세계 청소년의 꿈인 잼버리 대회가 악몽이 됐다”며 “현 정부의 무책임이 부른 예고된 참사인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남 탓’으로 책임회피에 매진하고 있다. 정말 뻔뻔한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부터 중앙정부가 나서겠다’고 했는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중앙정부 사람이 아니란 말이냐”라고도 했다. 세 장관은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이다.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환경생태단지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기념숲' 식재 행사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스카우트 대원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잼버리 폐막 후 정부 부처를 상대로 한 국회 차원의 감사도 예고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힘을 모아 대회를 원만하게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도 “민주당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작년부터 경고해왔다. 미흡한 부분은 상임위 질의나 국정감사에서 짚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등을 통해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잼버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부터 전북도가 추진해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8월 새만금 개최가 확정됐다. 하지만 야권은 최종점검과 개최 자체는 현 정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홍성국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 9개월 만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그런데 출범 1년 3개월이 지난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를 잘 개최하기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나”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가 6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현장을 찾아 컵라면을 먹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반면에 여권은 잼버리 준비기간 6년 중 4년 9개월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는 점을 고리로 반격에 나섰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급 회의에서 잼버리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이후 민주당은 일사천리로 ‘잼버리 지원 특별법’까지 만들어 2018년 이를 통과시켰다”며 “또 행사 준비는 민주당 소속인 송하진 전 전북지사, 김관영 현 전북지사가 해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야권이 ‘개최’ 주체에 방점을 두는 것과 달리 ‘준비’ 주체에 무게를 둔 주장이다.

특히 여권은 지난 6년간 투입된 938억원의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됐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열악한 시설에 위생적이지 못한 음식이 제공된 점에 대해서 국민은 ‘내 세금이 잘 쓰인 게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대회를 최대한 잘 마치고 난 뒤 이 점을 철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 내 수돗가를 찾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예산이 내려오면 이를 지역 정치인과 사업자들이 공유하는 일종의 ‘이권 카르텔’이 있었을 수 있다”며 “이 점을 파헤치기 위해 감사원 감사나 수사기관 고발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우리 정권 사람이 다치더라도 강도 높은 수사를 하지 않으면 국민 분노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권은 SNS에서 퍼지고 있는 ‘잼버리 괴담’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선 “잼버리 철수를 선언한 미국 등과 우리 정부가 외교적 문제를 빚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숨기고 있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다만 SNS에서 ‘자신만만했던 김현숙 장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인기를 끄는 점은 여권에겐 부담이다. 지난해 10월 여가부 국정감사에서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민주당 의원이 “두고 보라. (준비가 안 되어 발생하는) 책임은 장관님께 나중에 역사가 물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차질없이 준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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