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평준화+변수 속출…한국 양궁도 금메달 당연하지 않다

이은경 2023. 8.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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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한국 양궁이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부문에서 금메달 2개(이상 리커브), 동메달 1개(컴파운드)를 기록했다. 리커브 남자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킨 한국은 여자 단체전의 경우 16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져서 충격적인 탈락을 경험했다. 컴파운드는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기록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고전한 원인은 바람이었다. 대회 초반 독일 베를린의 변화무쌍한 바람이 한국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도쿄 올림픽 3관왕이었던 여자대표팀 안산(광주여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단체전 16강전 후 “결정적인 순간마다 바람 때문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 한국에 충격패를 안긴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한국인 지도자인 박영걸 감독이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 컴파운드 남녀 개인전 우승을 휩쓴 인도는 한국인 백웅기 감독이 총감독을 맡아 지휘하고 있다. 

한국인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양궁팀을 맡는 건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현상이다. 한국 지도자들이 여러 경쟁국에 진출한 지 20여년이 흐르면서 국제무대에서 양궁 실력의 상향평준화가 두드러졌다. 또 한국대표팀의 경기 운영 방식을 잘 아는 한국 지도자와 토너먼트에서 만났을 때 한국이 결정적인 고비에서 약점을 노출하기도 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 초반 고전했지만, 남자대표팀이 지난 4일 단체전 결승에서 튀르키예를 꺾고 금메달을 따내며 저력을 보여줬다. 또 혼성단체전에서도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이 호흡을 맞추며 금메달을 추가해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리커브에 비해 약세를 보였던 컴파운드에서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내며 결과를 보여줬다. 

양궁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이었다. 

당초 지난해 열려야 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되면서 대한양궁협회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대표팀을 전면 재선발했다. 올봄까지 5차례에 걸친 길고 고통스러운 선발전을 모두 다시 치른 건 물론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높아졌다. 또 올해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고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도 대한양궁협회는 원칙에 따라 대표선발전을 다시 치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났듯 한국 양궁이 금메달을 따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다. 준비 과정과 본선에서의 경쟁 과정 모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어려운 과정이다. 원칙을 고수하며 어려움을 거친 한국 양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전종목 석권 목표에 도전한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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