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공짜" 이 말에 수천명 난투극…美 삽·도끼까지 들었다 [영상]
미국 뉴욕의 중심지 맨해튼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공짜 게임기를 받기 위해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때 도심이 마비되고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뉴욕경찰은 현장에서 청소년 30명을 포함해 6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당국에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공짜 게임기 증정 행사를 연 미 유명 인플루언서 카이 세낫(21)은 폭동과 불법 집회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5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세낫이 지난 2일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인기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300개 등을 4일 오후 4시 맨해튼의 유니언스퀘어에서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발언해 촉발됐다.
그의 발언이 온라인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이날 오후 3시쯤부터 이미 수천 명이 유니언스퀘어에 몰려들었다. 뉴욕경찰은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공원을 가득 채우고 주변 거리로도 쏟아져 나와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을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뉴욕경찰은 최고 수준의 대응 단계인 '레벨4'를 발령하고, 현장에 경찰 1000명을 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군중은 자신이 먼저 게임기를 타기 위해 폭력적으로 돌변했다. 주변 건설 현장에서 훔쳐 온 건축 자재와 돌, 병 등을 서로에게 던졌다. 삽과 도끼를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지하철역 지붕이나 차량 위로 올라가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서도 병과 돌을 던졌다. 운행 중인 시내 버스를 멈춰 세운 뒤 올라타려고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벌어졌다. 경찰은 이번 사태로 민간인과 경찰 여럿이 다쳤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세낫은 폭동이 벌어지는 동안 선물 증정은 포기한 채 유니언스퀘어 근처 차량 안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며 이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에 연행됐다. 세낫은 당국에 이 같은 행사를 허가 받지도, 집회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3시간가량 일대를 혼란에 빠트린 무리는 이날 오후 6시쯤 해산했다. 제프리 매드리 뉴욕 경찰국장은 "우리는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지만, 젊은이들이 우리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 정도의 위험성까지는 아니었다"며 "소셜미디어의 힘과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했다.
세낫은 게임 라이브스트리밍 트위치의 팔로워가 650만 명, 유튜브 팔로워가 400만 명에 달한다. 세낫은 30일 동안 잠자는 시간만 빼고 게임을 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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