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덕분?"…나폴리 우승 때문에 11년만에 잡힌 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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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이나 도망을 다닌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이 사실을 밝히면서 "축구와 나폴리를 향한 열정이 그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목록에 올라 있는 빈첸초 라포르타가 나폴리에 본부를 둔 카라비니에리 군사경찰에 체포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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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우승 축하하다 사진 찍혀…경찰에 체포
11년 동안이나 도망을 다닌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경찰에 체포됐다. 고향의 축구팀 SSC나폴리(이하 나폴리)의 우승에 기뻐하다 사진을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이 사실을 밝히면서 “축구와 나폴리를 향한 열정이 그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목록에 올라 있는 빈첸초 라포르타가 나폴리에 본부를 둔 카라비니에리 군사경찰에 체포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포르타는 나폴리에 근거지를 둔 악명 높은 마피아 ‘카모라’(Camorra)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조직범죄, 사기,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해왔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라포르타의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11년 동안 그를 잡을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라포르타는 체포될 당시 그리스 코르푸섬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요리사 보조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가 수배 중인 중범죄자라는 점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라포르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탈리아 사람다운 유별난 축구 사랑이었다.
지난 5월 5일 나폴리가 이탈리아 1부 리그인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가 우승을 견인했던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의 스쿠데토(Scudetto, 이탈리아에서 스포츠 종목의 우승을 뜻하는 말)였다. 게다가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나폴리의 이런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팬들의 기쁨은 더 컸다.
나폴리는 온통 축제 분위기가 됐고, 시민들은 모두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서 기쁨을 만끽했다. 라포르타도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식당 발코니에서 나폴리의 상징인 하늘색 머플러를 흔들었고, 이 장면이 우연히 사람들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찍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간 이 사진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감시망에도 포착됐다. 결국 포르타는 4일 스쿠터를 타고 길을 가다가 이탈리아 군사경찰과 그리스 경찰의 합동 검거 작전에 체포됐다.
현지 언론은 “검거될 때 라포르타는 한가하게 코르푸섬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 징역 14년 4개월형이 확정된 라포르타는 현재 그리스 경찰에 구금돼 있으며, 본국으로의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라포르타의 변호사는 “라포르타는 그리스에서 새 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며 “그는 어린 아들이 있고 심장 질환도 있다. 송환되면 가족은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탈리아 남부를 대표하는 축구 클럽 나폴리는 나폴리 시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부 지역에 맞서는 상징 같은 존재로 유명하다. 나폴리 팬 파올로 시미노는 우승 직후 BBC 인터뷰에서 “축구는 북쪽에 억눌려 있던 남쪽 사람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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