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수공장 집중 시찰…北 '국방경제사업' 대놓고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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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생산공장 홍보
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을 둘러봤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국방경제사업의 중요방향을 제시했다"고도 밝혔다.
북한이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 사업이 곧 경제 사업이라는 뜻으로 경제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무기 수출로 외화 획득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무장 장비 전시회-2023' 전시회에 데려갔고, 이튿날 열병식 주석단에 중ㆍ러 대표단을 세우는 등 최근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줄 포탄 점검했나
특히 김 위원장이 포탄 생산 공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탄종 계열생산"을 강조한 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대량으로 수출할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는다. 앞서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쇼이구 장관이 방북한 목적은 탄약 판매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이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만나 각종 포탄·무기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받고 직접 생산 공정을 점검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이번 시찰을 통해 러시아를 향해 사실상 '품질 보증서'를 발행해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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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생산 능력 과시
북한이 본격적으로 무기 체계의 양산 능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각종 탄도미사일 등 핵 투발용 전략 무기의 기술 성숙도를 높여왔다면, 이제는 대부분 무기에 대해 자체 생산력을 강화해 양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포탄 등을 생산하는 약전기구공장의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는 건 기존 시설의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동식 발사차량(TEL)과 관련해선 차체와 타이어까지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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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기조 깨져
김 위원장이 군수 공장을 현지 지도했다는 보도는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초대형대구경방사포탄 생산공장을 지난해 11월에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그간 비공개에 부쳤던 앞선 시찰 사실까지 들춰내며 군수 분야를 김 위원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이후 김정은의 군사 부문 공개 활동이 현격하게 감소했고 군수공장 방문은 대부분 비공개 처리했는데 이런 추세가 깨졌다"고 분석했다.
한ㆍ미ㆍ일 겨냥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은 오는 18일 한ㆍ미ㆍ일 첫 단독 정상회의와 오는 21~24일 한ㆍ미 연합훈련과 연계해 실시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을 겨냥하는 목적도 있다. 이날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직접 소총을 들고 사격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데 대응해 억제력을 과시하고 대남·대미 '강 대 강' 정면승부 기조를 강조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시찰에는 북한군 서열 1위였지만 지난해 말 해임됐던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비서가 수행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천이 국방 분야의 주요 직책에 복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박정천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위한 특수 임무를 부여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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