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뀌어도 클래스는 여전… 군산상일고 대통령배 8강행
이름은 바뀌어도 '클래스'는 여전하다. 군산상일고가 율곡고를 꺾고 대통령배 8강에 진출했다. 사이드암 투수 이병주(18)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군산상일고는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6강전에서 율곡고를 9-1, 8회 콜드 게임승을 거뒀다. 군산상일고는 8일 오후 2시 휘문고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군산상일고는 1회 3점을 올렸다. 율곡고 선발 원영연의 제구 난조를 틈타 손쉽게 선제점을 올렸다. 1사 만루에선 6번 타자 박주성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군산상일고는 3, 4, 5, 6회에 1점씩을 뽑아 점수 차를 벌렸다. 주루 플레이 미스로 대량득점의 기회를 놓쳤지만, 투수진이 잘 막아냈다.
군산상일고란 이름은 낯설다. 하지만 야구 팬들에게는 익숙한 학교다. 1970, 80년대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린 군산상고는 올해 인문계로 전환하면서 교명을 바꿨다.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전력은 만만치 않다. 군산상일고는 주말리그 광주·전라권 전반기 2위(5승 1패), 후반기 1위(5승 1패)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전국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마트배와 청룡기에서 모두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대통령배에선 마침내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석수철 감독은 경기 뒤 "주루, 수비 등 기본기 실수가 많았다. 선수들의 자세가 맘에 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전력상)이번 대회는 한 번 해 볼만하다. 지난 대회들도 전력 차가 크지 않은데 무너져서 아쉬웠다. (투수력을 아껴)정민성이 등판하지 않았지만, 로봇 심판 적용 이후 선수들이 멘털적으로 흔들릴 때가 많다"고 했다.
군산상일고는 3학년 투수 이병주가 선발 등판했다. 이병주는 1회 2사 이후 제구 난조를 보이며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이강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선두타자 박준범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포수 이준우가 2루 도루를 저지한 이후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도 무실점한 이병주는 4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유성연에게 넘겼다. 3과 3분의 1이닝 2안타 5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이병주의 얼굴에선 아쉬움이 짙게 드러났다. 그는 "잘 던질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만큼은 던지지 못했다. 5회까지는 책임지고 싶었는데, 투구 수가 많아져서 그게 아쉽다"고 했다. 1회 위기에 대해선 "공에 자신 있으니까 '못 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140㎞대 초반까지 던진 이병주의 빠른 공은 이날 135㎞까지 기록됐다.
이병주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야수였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사이드암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코치님께서 아래로 던져보라고 조언을 해줬다. LG 트윈스 정우영 선수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사사구가 많은 편이라 최대한 맞춰잡는 투구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병주는 "올해 멤버가 좋다. 8강이 1차 목표였다. 이번 대회는 결승까지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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