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즈 성폭력 피해자 수백 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아래 자니즈) 창업자의 남성 연습생 성폭력 문제를 조사한 유엔 인권이사회가 피해자가 수백 명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5일 유엔 인권이사회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전문가들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니즈 소속 연예인 및 연습생 수백 명이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했다고 우려할 의혹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현 기자]
▲ 유엔 인권이사회 실무그룹의 일본 연계기획사 자니즈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의 남성 연습생 성폭력 의혹 조사 결과 발표를 보도하는 NHK방송 |
ⓒ NHK |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아래 자니즈) 창업자의 남성 연습생 성폭력 문제를 조사한 유엔 인권이사회가 피해자가 수백 명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5일 유엔 인권이사회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전문가들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니즈 소속 연예인 및 연습생 수백 명이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했다고 우려할 의혹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미디어가 수십 년간 이 불상사를 은폐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일본 정부가 주체적으로 투명하게 수사하고, 사과든 금전적이든 실효성 있는 구제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니즈가 자체 조사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투명성과 정당성에 의문이 남는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유엔 인권이사회 실무그룹의 일본 연계기획사 자니즈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의 남성 연습생 성폭력 의혹 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피해자 모임을 보도하는 NHK방송 |
ⓒ NHK |
자니즈 창립자인 고(故) 쟈니 기타가와는 '스마프'와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내며 일본 연예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다가 2019년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생전에 남성 연습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기타가와는 일본 주류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서 잊히는 듯했으나, 지난 3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일본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폭로하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논란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실제 피해자들의 폭로가 잇따랐고, 이에 기타가와의 조카인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자니즈 사장이 지난 5월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세상을 크게 소란스럽게 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며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의 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피해자 모임 대표 히라모토 아츠야 씨는 "유엔 전문가가 저렇게까지 말해줄지는 몰랐다"면서 "우리의 메시지가 전해진 것에 감동했고, 용기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처음 폭로에 나섰을 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닿을지 불안했으나, 여러 목소리가 더해지면 큰 목소리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자니즈 측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본 연계기획사 자니즈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의 남성 연습생 성폭력 의혹을 보도하는 NHK방송 |
ⓒ NHK |
실무그룹은 이번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내년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일본의 인권 전문가 이토 카즈코 변호사는 "유엔이 조사에 나섰다는 것은 세계 각국에서 이 사태를 중요한 인권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문제는 자니즈를 넘어 일본 연예계, 미디어 등 모두와 관련된 것"이라며 "인권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관례에 따라 넘어가려는 것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했다.
자니즈는 실무그룹 발표 후 "견해를 엄숙히 받아들여 피해자들과 진지하게 마주하고, 정중하게 대화를 이어가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