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이정재도 찍었다…'D.P, 아수라'로 로케 맛집 된 4년제大

안대훈 2023. 8.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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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에서 나오는 국군 본부 외관. 촬영지는 경남대 본관이다. [사진 넷플릭스 영상 캡처]


D.P. 첫 장면에 나오는 그 건물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시즌2’는 비 내리는 저녁 '국군 본부'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권위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건물이다. 지상 4층·지하 1층 규모(연면적 1280.24㎡)로 자로 잰 듯 ‘각’ 잡힌 직사각형 모양이다. 외벽은 서늘한 느낌을 주는 화강암이다. 입구에는 높이 6.85m·지름 0.7m의 거대한 원형 기둥 6개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33개의 계단을 등장인물이 걸어 오를 때면 위압감마저 들게 하는 공간이다.
최근 개봉한 D.P.'(디피) 시즌2 촬영지인 경남 창원 경남대학교 본관. 안대훈 기자

지난달 28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디피 시즌2’가 인기다. 덩달아 디피 속 촬영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촬영지 중에서도 국군 본부 촬영지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루는 이 드라마에서 진실을 감추고 조작하는 군 수뇌부를 상징하는 주 무대여서다. 이곳은 경남 창원의 4년제 사립대 경남대학교 본관이다. 디피 시즌2 제작진은 “시나리오상 마치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군 최고 기관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필요했다”며 “경남대 본관 건물을 보자, 외관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적합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에서 구자운(지진희 분) 법무실장이 국군 본부 1층에 등장하는 장면. 촬영지는 경남대학교 본관 1층 로비다. [사진 넷플릭스 영상 캡처]
경남대학교 본관 1층 로비. 안대훈 기자


“탈영병 선제타격” 기자회견 그곳은?


4일 경남대 등에 따르면 디피 제작진은 지난해 6월과 9·10월 2차례 걸쳐 열흘 동안 경남대 본관에서 촬영했다. 드라마에는 본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이 자주 나온다. 극 중 군 수뇌부 핵심인 국군 본부 법무실장 구자운(지진희 분) 준장이 전화를 받으며 이동하거나 그의 부하 군 수사관 오민우(정석용 분) 준위가 뛰어다니는 장면을 촬영한 곳은 본관 1층 로비다. 로비 벽면에는 ‘대한강군’이란 글이 붙어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경남대학교 본관 지하 1층 공실. 안대훈 기자

오 준위가 박범구(김성균 분) 중사를 데려와 취조하는 수사관실은 본관 지하 1층 운전자대기실 옆 ‘공실’이다. 취조 받던 박 중사를 찾아온 임지섭(손석구 분) 대위가 찾아와 함께 믹스커피를 마시던 곳은 본관 뒤쪽의 대운동장 관람석이다. 한때 군 수뇌부 측이었던 서은(김지현 분) 중령이 군의 관리 부실을 감추고 개인 일탈로 몰아가려고 무장 탈영병에 대한 “선제타격”을 언급한 기자회견 장소는 본관 4층 대회의실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에서 서은(김지현 분) 중령이 국군 본부에서 기자회견하는 장면. 촬영지는 경남대 본관 4층 대회의실이다. [사진 넷플릭스 영상 캡처]
경남대학교 본관 4층 대회의실. 안대훈 기자


높은 계단·큰 기둥…“그리스 신전과 비슷”


경남대 본관이 디피 촬영지로 꼽혔던 배경으로 “권위를 나타내는 고전적인 서구 양식을 잘 재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대 그리스 신전처럼 입구에 이르기까지 높은 계단과 큰 기둥 그리고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구조가 비슷하단 이유에서다.
경남대학교 본관. 안대훈 기자

김성태 경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70·80년대 산업화 시기에 큰 대학이나 관공서 등 주요 시설은 이런 서구의 건축 양식을 많이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강암을 써 외관상 안전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면이 외부의 침입을 가로막는 군 시설과 어울려 제작사가 촬영지로 꼽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영화 헌트·아수라도 촬영


이런 배경으로 경남대 본관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배우 이정재가 직접 출연하고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헌트’와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아수라’가 대표적이다. 두 영화 모두 등장인물 간 권력 암투를 다루고 있다.
이정재 감독 데뷔작 영화 '헌트'. [사진 칸국제영화제,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헌트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내 스파이 색출을 이유로 해외팀 박평호(이정재 분)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 분)의 알력 다툼이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아수라는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 역)와 그의 뒷일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형사 한도경(정우성 분) 그리고 한도경의 약점을 잡아 박성배의 비리를 캐내려는 검사 김차인(곽도원 분) 등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아귀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다.

경남대 관계자는 “영화 아수라의 경우 본관 입구 왼쪽에 ‘촬영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다른 작품들도 저작권·초상권 부분이 해결되는 대로 준비할 계획이다”고 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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