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초고령화 사회…숙제로 떠오른 ‘난청’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8. 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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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우울증·치매 발병’ 원인 될 수도

난청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4만2242명이다. 2017년(54만8913명) 대비 35.2% 증가했다. 고령화 시대의 결과물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의료업계는 초고령화 사회와 함께 국내 난청 인구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이과학회는 국내 난청 인구를 2026년 300만명, 2050년 700만명으로 내다봤다.

난청은 말 그대로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명확하게 드러난 원인은 없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청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이 노화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달팽이관의 고주파수 음역대 청신경 노화로 인해 일부 자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후 별도 치료를 받지 않으면 노화는 급속도로 진행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난청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매경DB)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난청은 흔한 질병이다. 그럼에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지 않다. “이게 무슨 병원까지 갈 일이야”라며 방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청기 착용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도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재활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상당수다.

전문가들은 난청을 방치하면 청력 손실은 물론이고, 우울증과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주의를 요한다. 이현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이 생기면 말소리가 분명하게 안 들려 말을 자꾸 되묻게 되고, TV나 라디오를 들을 때 볼륨을 더 높이게 되는데 심하게는 대인기피증, 우울증, 치매 같은 2차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난청은 적절히 대처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의 경우 완벽한 회복은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보청기 착용을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초기에 난청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면 노인도 충분히 재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정기 검진’은 필수다. 특히 노인성 난청이 급증하는 60세 이상부터는 병원에 정기적으로 방문, 청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보청기는 양쪽으로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인성 난청은 대부분 양쪽 귀 청력이 동시에 나빠지기 때문이다. 조용한 환경에서는 한쪽만 착용해도 상황이 개선되지만, 조금만 시끄러워져도 한쪽만 착용한 경우와 양쪽을 착용한 경우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시끄러운 환경에서 양쪽 착용 시 정상 청력의 80~90%쯤 들을 수 있다. 반면 한쪽만 착용하면 정상 청력의 30~40% 정도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도 난청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소음성 난청’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증상을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난청이 발생한 줄 모르고 이어폰 착용 등 나쁜 습관을 지속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0호 (2023.08.02~2023.08.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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