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장치 무용지물"…폭염 속 쓰러지는 노동자들

강주희 2023. 8. 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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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고온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근무하던 20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폭염 때 휴게 시간 보장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20대 노동자 A씨가 쇼핑 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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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안 좋은 건 기본, 현기증에 무기력"
노동자들, 폭염 속 근무 환경 개선 촉구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고온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근무하던 20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폭염 때 휴게 시간 보장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1일 하루, 폭염 대책을 요구하는 파업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름 중에서 가장 더운 날이자 쿠팡의 정기 배송일인 8월 1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동시 연차와 보건휴가, 결근, 파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발령 시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준수,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 동탄분회장은 3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작업 환경에 대해 "여름에는 굉장히 힘들다"며 "일단 속이 안 좋은 건 기본이고, 가끔 현기증이 날 때도 있고 무기력하다. 온열질환의 만성적인 증상인데 그런 분들이 저를 포함해 굉장히 다수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노동부의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에 따르면, 폭염특보(주의보, 경보) 발령 시에는 작업자에게 시간당 10∼15분 이상 휴식시간이 부여되어야 한다. 또 실내 작업장에서도 온·습도계를 비치해 작업장 온도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 같은 지침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정 분회장은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에 불과해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며 "사측은 냉방장치 설치나 에어컨 설치가 되어 있다고 얘기하는데 대부분은 선풍기나 에어서큘레이터에 불과하다. 현장에는 에어컨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방 시설을 설치해도)물류센터가 굉장히 넓은데 그 전체를 다 포괄을 할 수 있는지도 문제"라며 "실제 온도가 높다 보니까 거기서 나오는 바람들도 매우 더운 바람들이 나오고 냉방 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20대 노동자 A씨가 쇼핑 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매시간 200개 정도의 카트를 매장 입구로 밀고 다니는 업무를 했고, 사망 당일 이동한 거리는 17㎞에 달했다. A씨 아버지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듣기로 아이스박스 같은 경우는 층마다 구비돼 있었지만, 냉풍기는 돌아가다 안 돌아가다 하는 걸로 알고 있고 공기순환장치는 제가 두 번을 방문했었는데 그 전보다는 크게 틀어놨지만, 그것도 계속 틀어놓는 게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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