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설사, 배탈 말고 ‘이 질환’ 의심해야
의학적으로 설사는 하루 3번 이상, 평소보다 배변이 잦거나 하루 250g 이상 묽은 변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 3~4번 이상 설사를 하지만 전체 배변량이 정상 범위에 있는 경우엔 ‘가성 설사’라고 한다. 복부팽만감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직장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이 있을 때 이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설사는 구체적인 양상에 따라 크게 ‘급성 설사’와 ‘만성 설사’로 구분된다. 급성 설사는 설사가 보통 2주 이내 지속하는 것으로, 대부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설사가 원인이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약물, 항생제와 연관된 설사가 대표적이며, 구토, 발열, 복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설사는 4주 이상 지속되며 원인이 다양하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가장 흔하고, 복용 중인 약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전에 따라서는 ▲삼투성 설사 ▲분비성 설사 ▲염증성 설사로도 나눌 수 있다. 삼투성 설사는 장관 내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고삼투성 물질이 수분을 장관 내로 끌어오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삼투성 설사의 대표적 원인은 약물이다. 특히 변비약 중 고삼투성 물질을 사용하는 약제들이 적지 않다. 변비약이 아니어도 제조과정에서 이 같은 성분들을 섞어 사용하면 설사를 할 수 있다. 삼투성 설사는 유발 물질이 없으면 자연적으로 해결되며, 금식하면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분비성 설사는 세균에 의한 독소, 담즙산, 지방산, 자극성 설사제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장 점막의 구조적 손상 없이 장내 수분이 과다 분비되는 것이 원인으로, 콜레라 독소에 의한 설사가 대표적이다. 분비성 설사는 삼투성 설사와 달리 금식을 해도 설사가 지속된다.
염증성 설사는 장에 구조적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난다. 염증성 장질환, 즉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며, 허혈성 장질환이나 방사선 장염도 염증성 설사에 포함된다. 특히 크론병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면서 혈변 혹은 점액변이 있거나 3개월 이상 복통,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설사를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는 급성·만성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급성일 경우 탈수를 막아주는 수액 요법으로 대부분 해결되는 반면,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설사일 경우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감별 진단에는 혈액 쪼는 대변 검사, 바이러스·세균 검출 검사 등이 시행된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는 “최근에는 대변 속 ‘칼프로텍틴’이라는 단백질 수치를 통해 염증성 설사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감별하는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대장내시경이나 조직 검사를 통해 만성·염증성 장염을 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혈변, 점액변, 체중 감소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 가족력, 다른 면역 질환이 있는 환자가 설사할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게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설사 치료는 전해질 이상을 교정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대증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급성 설사의 경우 감염성 설사가 흔하므로 손 씻기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에는 날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만성 설사는 약물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복용 중인 약제가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지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고성준 교수는 “변은 건강 이상의 척도다. 대장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설사를 악화시키는 음식들은 피하고, 가급적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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