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9~10일 동해안 영향…"韓 상륙 가능성 배제 못한다"

3일 대만 타이베이 인근의 북부 항구도시 지룽에서 해안경비대가 태풍 카눈 도착을 앞두고 파도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을 통과한 뒤 동해 쪽으로 이동하면서 울릉도·독도와 영동 지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약 170㎞ 해상을 통과해 이동하고 있다.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 등급 ‘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은 카눈이 오는 6일 오후까지 일본 규슈 남쪽 해상을 향해 시속 10~12㎞로 천천히 동북동진한 뒤 7일부터 북진 또는 북북동진해 9일 새벽 일본 규슈에 상륙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일본 규슈를 통과하는 태풍은 중심기압이 5~10hpa 정도 약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카눈은 규슈를 통과하면서도 태풍의 원통형 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후 카눈은 한국 동해안을 향해 북상해 10일 오전 9시 기준 울릉도 남동쪽 40㎞ 해상에 위치할 전망이다.

이때 카눈의 강도 등급은 ‘중’이 되겠지만, 동해상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4도 높은 섭씨 27~29도를 기록하고 있어 세력을 어느 정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예상대로는 서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태풍 위치 70% 확률반경’(태풍 중심이 위치할 확률이 70% 이상인 범위)에 들어가 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속도나 진로가 작은 변화에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상륙 가능성을 아직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여타 국가 예보 가운데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본 기상 당국은 없다.

카눈의 예상 경로에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눈은 현재 티베트고기압과 적도 저기압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유입되는 서~서남서풍을 따라 동~동북동진하는 중이다.

북태평양고기압과 열대 저기압성 순환에 영향받는 정도에 따라 북진하는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 등을 종합해보면 규슈 남쪽 해상에 다다른 뒤 북진한다는 점에서는 예측이 일치하지만, 이후 동해안에서 얼마나 떨어진 지점을 향해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동서 간 편차가 600㎞까지 나는 상황이다.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현재 예측대로면 울릉도·독도는 태풍 중심으로부터 풍속 초속 25m 이상 바람이 부는 폭풍반경, 강원 동해안과 경상권 해안은 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부는 강풍반경에 들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포함돼 태풍 특보가 발표될 수 있겠다.

ECMWF 예보에 따르면 오는 7~10일 강원 영동과 경상권 동해안을 중심으로 동풍이 유입되면서 비가 내릴 수 있다.

특히 태풍이 근접하는 9~10일에는 집중호우가 내릴 수도 있다.

당분간 제주도해상과 남해상에는 물결이 매우 높게 일고, 해안가를 중심으로 너울이 유입될 수 있다.

또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다음 주까지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나들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