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도 처벌"…경찰 '살인 예고' 작성자 검거, 14살도 있었다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흉기 난동과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올린 사람을 속속 체포하고 있다. 서울에서 하루 3명이 줄줄이 잡히는가 하면, 경기도에선 14세 중학생도 검거했다.
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인 4일 각각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명을 협박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앞선 자수 1명, 검거 1명을 더하면 현재까지 서울에서 잡힌 살인 예고 게시자는 모두 5명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4일 오후 7시경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OO고 정문에서 5명 죽일 것’이라는 글을 올린 10대 남성을 자택에서 검거했다. 앞서 같은 날 성동경찰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에서 다 죽여버린다’는 내용의 글을 쓴 20대 남성을 인터넷 주소(IP) 추적 끝에 오후 5시 50분경 서울 강서구 집에서 잡았다.
또 3일 ‘내일 밤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게시한 20대 남성은 4일 오후 6시경 자수해 서울청 사이버수사과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이들에 앞서 지난달 말에도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을 모방한 유사 범죄 예고 작성자 2명은 각각 검찰에 넘겨지거나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기도 하남에서도 4일 ‘토요일 12시에 미사역 시계탑 앞에서 다 죽여줄께’라는 내용의 게시글 작성자를 경찰이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 글을 올린 피의자는 14세 중학생 A군이었다.
A군은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살인 예고를 올렸다. 경찰은 이후 약 2시간 만인 8시 58분경 실제 미사역 주변을 배회하던 A군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사람을 살해할 마음은 없었고, 심심해서 장난으로 게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난으로라도 이런 글을 올리면 반드시 검거·처벌된다”며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살인 예고 게시글에 대해 신속하고 엄중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 구미에서도 같은 혐의의 17세 남성 B씨를 경찰이 검거했다. B씨는 전날 밤 10시 48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 XX’라는 흉기 난동 예고를 올렸고, 경찰이 이날 새벽 3시 30분경 B군을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 이어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특정 장소를 거론하며 유사한 범행을 하겠다는 글이 계속 게시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물 작성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며 지난 3일 전담 대응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협박이나 특수협박 혐의는 물론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나 상해예비 혐의도 적용하는 등 엄벌할 방침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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