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노화 시계 되돌릴 수 있다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8.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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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오재근 한국체육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
오재근 한국체육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
세상 만물 이치대로 인체 모든 기관도 나이가 들면 퇴화한다.

20대 중반을 기점으로 모든 기능이 내리막길이다. ‘1%의 법칙’에 따라 평생 움직이면서 내뿜는 심장의 힘과 양도 줄어든다.

정신을 차려야 하는 뇌의 세포는 제대로 다 써 보지도 못하고 하루 10만개씩 감소한다. 인체의 자세와 움직임을 유지하는 뼈와 근육도 70세가 지나면 25세에 비해 40%나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노쇠해져 기력과 판단력이 흐려지며 자세는 구부정해진다. 움직임도 점차 느려지고 마음도 우울해져 인생이 서글퍼진다.

사실 근육 형태는 타고난다. 나의 근육이 무거운 바벨을 드는 운동에 더 적합한 형태인지 오래 달리는 마라톤에 더 적합한지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근육은 젊었을 때의 ‘근육 테크’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재테크처럼 근육 테크도 나이가 들었을 때 근육량과 근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래서 나이 들어 근육이 없어 고생하는 것도 어쩌면 젊었을 때 이미 결정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년기 건강과 장수가 관리하기 나름이듯이 근육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다 떨어져도 원래대로 유지하거나 회복될 수 있는 유일한 신체 기관이 바로 근육이다. 그 결과 70대가 돼도 40대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근육에 있다.

이래서 어르신들의 근육은 생명이요 건강이다. 나이 들면서 근육 감소는 노화는 물론 모든 질병의 시발점이다. 근육은 우리 몸의 움직임과 자세를 주관하고 이때 소요되는 운동에너지를 만든다. 동시에 뼈를 자극해 튼튼하게 하고 체형을 유지하는가 하면 체온을 일정하게 한다. 원활한 혈액 순환과 심장, 폐, 신장 등을 비롯한 모든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

면역 기능 책임, 기억력, 판단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그야말로 인체 전반의 기능과 역할을 책임지는 핵심 요소다. 이런 근육이 줄어들면 말과 행동, 그리고 걸음에 지장을 초래한다. 음식을 잘 삼키지도 못하면서 사래나 기침을 하고 몸의 비대칭으로 좌우가 틀어진다. 신진대사와 면역 기능이 떨어져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낙상, 골절, 골다공증, 뇌졸중, 치매, 만성 폐질환 등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해서든 근육을 많이 만들고 유지하거나 조금씩이라도 증가시켜 예전처럼 회복된다면 관절과 뼈가 강건하고 몸이 탄탄해진다. 행동이 빨라지고 기억력과 판단력 회복으로 활기찬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아플 수록, 노쇠할 수록, 우울할 수록 우리를 구해주는 어벤저스는 바로 근육이다.

한마디로 근육이 노화의 시계를 되돌리는 열쇠다. 그런 면에서 해조류에서 추출한 해양 폴리페놀 성분이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최근 밝혀져 눈길을 끈다. 앞으로 근육 감소로 인한 운동 능력 저하와 각종 질병을 개선하는 데 기대를 모은다. 영국 런던대(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에 따르면 갈조류에서 추출한 해양 폴리페놀 성분을 투여했을 때 간장과 체내 지방이 안전하고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체대 스포츠의과학연구소는 이 물질을 활용해 근감소증 노인들에게 음료로 섭취하게 했을 때 골격근량과 골밀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밝혔다. 심폐지구력, 민첩성과 평형성 같은 운동수행능력도 향상된다.

이에 따라 천연물을 기반으로 하는 이런 성분의 발견은 뱃살을 빼고 근육을 늘리려는 청장년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 들면서 근육을 유지하거나 만드는 방법을 찾는 노년층에게도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노인 근육량이 일상적인 생활에서 증가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면역력 증가와 만성 염증 감소에 의해 치매, 골다공증 등의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노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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