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人사이드]"헌법 대신 정부 바꾸죠"…정치풍자 전문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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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라는 것이죠.
평화헌법 9조는 패전 이후 일본이 전쟁과 무력에 의한 파괴 또는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 진보 성향 언론 도쿄신문은 "헌법이 지금 정부에 맞지 않아 바꾼다는데, 그럼 정부를 바꾸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그의 대사를 보도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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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에 원전 관련 목소리 내 화제
일본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라는 것이죠. 실제로 일본의 날로 떨어지는 투표율은 매번 선거 때마다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집권당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도 한몫하죠.
그런데도 할 말 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나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주 20년 동안 '헌법군'이라는 일본 헌법 풍자 1인 연극을 이어온 코미디언의 인터뷰를 실었는데요. 오늘은 정치풍자 개그맨 마츠모토 히로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아사히신문은 4일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문제와 관련한 마츠모토씨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소개에서 "1인극으로 권력자를 신랄하게 풍자하며 개그 소재로 삼아온 개그맨"이라고 전했는데요.
1952년생 고희에 접어든 그는 뉴스에 맞춰 즉흥적으로 팬터마임을 하는 '마임 뉴스'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역대 총리의 성대모사로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그는 일본 헌법을 의인화한 1인극 '헌법군'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읊으며 "안녕하세요. 저는 헌법인데요. 제가 올해로 70살이 됐는데, 곧 정리해고를 당한다고 해요"라는 대사가 많이 보도됐습니다.
이는 일본 극우가 주장했던 개헌에 맞서기 위한 것인데요. 평화헌법 9조는 패전 이후 일본이 전쟁과 무력에 의한 파괴 또는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 포기를 못 박았죠. 일본 극우들은 전쟁가능 국가를 위해 이 헌법 9조를 폐기하려 했습니다.
특히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재임 기간 중 이를 이루고 싶은 과업으로 삼기도 했죠. 마츠모토씨는 이를 '헌법이 곧 해고당한다'라며 풍자한 것인데요. 20년 넘게 이 1인극을 공연했다고 합니다.
과거 일본 진보 성향 언론 도쿄신문은 "헌법이 지금 정부에 맞지 않아 바꾼다는데, 그럼 정부를 바꾸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그의 대사를 보도하기도 했죠.
이처럼 일본 최장수 장기집권 총리에 쓴소리를 내면서, 그에게는 'TV에서 만날 수 없는 개그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원전 재가동 이슈 등과 맞물려 원전 폐기물에 관련한 본인의 생각을 전했는데요.
그는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이 안전해질 때까지 10만년이 걸린다더라"며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이 16만 년 전이고, 그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간 게 6만년 전"이라고 뼈있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10만년 후의 우리 후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헌법군을 20년간 공연하며 느낀 것이지만, 헌법의 핵심은 개인 존중이다. 미래 세대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강요할 순 없지 않느냐"라고 남겼습니다.
보수적인 사회에서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는 그의 삶의 태도가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됐는데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도 힘을 쓰는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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