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경-고예림 없는' 현대건설의 치명적인 약점

양형석 2023. 8. 5. 08: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자배구] 4일 GS칼텍스와의 컵대회 준결승에서 24%의 리시브 효율로 1-3 역전패

[양형석 기자]

작년 대회 우승팀 GS칼텍스가 4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컵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준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1(23-25,25-23,25-17,25-20)로 승리했다. 역대 컵대회 최다 우승팀(5회)이기도 한 GS칼텍스는 이날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5일 결승에서 격돌해 컵대회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GS칼텍스는 주장 강소휘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3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유서연과 문지윤이 14득점, 권민지가 11득점을 기록하는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반면에 이번 대회 8개 출전팀 중에서 유일하게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둔 현대건설은 준결승에서 작년 대회 우승팀 GS칼텍스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마치 지난 시즌 V리그에서의 현대건설을 보는 듯한 허무한 탈락이었다.

최강 전력으로도 우승하지 못한 현대건설
 
 지난 시즌 47.43%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던 고예림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양쪽 무릎에 수술을 받았다.
ⓒ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의 마지막 챔프전 우승은 외국인 선수 에밀리 하통과 한유미(국가대표 코치),김세영 등이 활약했던 2015-2016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 우승 이후 현대건설은 꾸준히 좋은 전력을 유지했음에도 외부적인 변수 때문에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곤 했다. 특히 리그 선두를 달리던 2019-2020 시즌과 2021-2022 시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된 것은 현대건설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었다.

현대건설은 2021-2022 시즌 야스민 베다르트(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라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정규리그 31경기에서 28승3패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전염병이라는 외부요인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우승팀의 자격을 인정 받지 못했다. 역대급 성적을 올리고도 유니폼에 별을 추가하지 못한 현대건설은 2021-2022 시즌의 최강멤버를 그대로 유지하며 남다른 각오로 2022-2023 시즌을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2022-2023 시즌 개막 후 3라운드 중반까지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파죽의 15연승을 내달렸다. 배구팬들은 2022-2023 시즌의 현대건설이 역대 최다 승점(82점)을 기록했던 2021-2022 시즌을 능가하는 성적을 올릴 거라고 입을 모았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복귀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도, 2021-2022 시즌 득점왕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를 보유한 GS칼텍스도 현대건설의 무서운 질주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3라운드 중반부터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허리부상으로 이탈했고 인삼공사와의 시즌 16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야스민 부상 이후 국내 선수들로 잘 버타던 현대건설은 4라운드 후반부터 흔들렸고 5라운드에서 5연패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뒤늦게 새 외국인 선수 이보네 몬타뇨를 영입했지만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마델라이네 몬타뇨와 등록명만 같았던 몬타뇨는 야스민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새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가세한 후에도 10경기에서 3승7패로 부진했고 결국 시즌 내내 지키던 정규리그 1위 자리를 흥국생명에게 내주고 말았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 합류 후 전력이 단단해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게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우승후보였던 현대건설이 결국 챔프전 무대조차 밟지 못하게 된 것이다.

컵대회 준결승에서 드러난 서브 리시브 약점
 
 컵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선보인 김주향은 리시브 효율은 20%를 채 넘기지 못했다.
ⓒ 한국배구연맹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2015-2016 시즌 이후 7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한국 여자배구 역대 최고의 선수 김연경 영입전에 나섰다. 만약 현대건설이 김연경 영입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지난 두 시즌의 아쉬움을 만회할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게다가 현대건설에는 양효진과 황연주 등 김연경과 절친한 선후배들이 있어 김연경의 현대건설행은 꽤 확률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김연경은 현대건설의 제안을 거절했고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FA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팀 내 FA 4명 중 김연견 리베로와 황연주, 정시영을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4년 동안 주장을 맡았던 '밍키' 황민경의 기업은행 이적은 끝내 막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마저 무릎수술을 받으면서 2023-2024 시즌 출전여부가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현대건설은 팀의 왼쪽을 책임지던 두 기둥을 잃은 셈이다.

FA로 이적한 황민경의 보상선수로 아웃사이드히터 김주향을 지명하며 전력손실을 최소화한 현대건설은 구미에서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3경기에서 9번의 세트를 따내는 동안 단 한 세트만을 허용했을 정도로 여전히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황민경과 고예림이 빠졌지만 양효진과 이다현으로 구성된 강력한 미들블로커 라인이 건재했고 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주향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상승세는 준결승에서 GS칼텍스를 만나면서 허무하게 꺾이고 말았다. 39.39%에 머물렀던 공격성공률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리시브 효율이 24.71%에 그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날 GS칼텍스 선수들의 목적타 서브를 받았던 정재윤과 김주향의 리시브 효율은 각각 30.77%와 18.18%에 불과했다. 아무리 현대건설이 최강 미들블로커와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24%의 리시브 효율로는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건설은 황민경과 고예림의 공백을 예상해 지난 4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태국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 위파위 시통을 지명했다. 하지만 위파위가 서브 리시브에서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만약 현대건설이 V리그가 개막할 때까지 서브 리시브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2023-2024 시즌 황민경과 고예림의 공백을 절감하며 크게 고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