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더 줄어드는 정부 지원…역차별 깨는 정책 절실
저출산 목표 고려…소득 기준 현실화 필요
일부 저출산 정책이 결혼에 대한 역차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혼하지 않았을 때보다 결혼했을 때 오히려 정책 지원 자격 기준이 더 엄격해지거나 수혜 대상자가 줄어드는 등 정책 체감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저출산 대응 예산에 포함한 주요 주거지원 사업으로는 다가구 매입임대 출자융자, 전세임대 융자, 주택구입 전세자금(융자) 사업 등이 있다.
각 주거지원 사업 대상자 소득 선정기준을 보면 가구원수별 기준중위소득 100% 전후(신혼부부 맞벌이는 120%로 상향) 설정하고 있다. 주택구입 전세자금 융자 사업은 구입(디딤돌)은 부부합산 6000만원(신혼가구 7000만원) 이하, 전세(버팀목)는부부합산 5000만원(신혼 6000만원) 이하를 만족할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
문제는 혼인 및 출산 기반 마련 측면에서 시행하는 사업임에도 결혼하지 않은 청년일 때보다 혼인 시 지원 자격 기준이 더 엄격해 실제 신혼부부가 타 대상 대비 지원을 더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가 내놓은 ‘인구위기 대응을 위한 저출산 정책 및 재정사업 분석’을 보면 청년, 신혼부부, 양육가구로 대상자를 나눠 주택 사업 공급 실적을 살펴보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공급 실적은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점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계획 실적에서 신혼부부 대상 전세임대 융자는 2021년 계획은 1만4000호였으나 실제로 1만171호(73%)만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은 1만3000호로 공급계획을 1000호 줄였지만 실제로 8426호(65%)로 오히려 공급 실적이 떨어졌다.
다가구 매입임대 사업의 경우는 더 처참하다. 2021년 1만5000호던 공급계획은 8354(56%)라는 실적에 그쳤다. 2022년은 1만6000호로 계획은 더 확대했지만 실제로 3291호(21%)만 공급하면서 다소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이러한 물량 공급 저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가구매입임대 사업 신혼부부 및 다자녀 가구 미임대율은 3.8~6.1%로 일반(1.9%)이나 청년(2.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신혼부부 주거지원 사업 소득 기준 현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가 설정한 소득 기준은 결혼하지 않은 청년일 때보다 혼인 시에 오히려 지원 신청에 불리한 조건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거지원 사업 소득 기준에 대응하는 월평균 소득은 1인 가구 335.4만원(100%), 맞벌이 신혼부부는 월평균 600.6만원(120%) 수준이다. 다자녀 지원기준인 미성년 자녀 2인 이상 가구는 4인 가구 가정 시 533.5만원(도시근로자 월평균 중위소득 762.2만원 70% 적용)이다.
다만 통계청 신혼부부 통계를 2021년 기준으로 봤을 때 외벌이 신혼부부 월소득 평균은 391만원(연 4692만원), 맞벌이 신혼부부(5년차 이하) 월소득 평균은 657만원(연 7879만원)으로 지원 대상자로 선정한 기준보다 높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예로 중위소득 100% 조건(약 335만원)을 만족하는 청년 2인이 각각 1인 가구로 살고 있다가 결혼해 신혼부부 기준으로 지원을 하게 될 때 소득 합산액은 670만원으로 2인가구 중위소득 120% 수준(600.6만원)을 넘어 입주 자격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 신청이 불가능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결혼 및 출산 기반 마련이라는 주거지원 사업 저출산 대응 정책 목표를 고려할 때 소득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혼인 시에 오히려 지원에 불리해지는 역차별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해 결혼 및 출산을 고려하는 청년(신혼부부 포함) 정책 체감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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