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소수자 인권 갈등…넷플 'D.P.2' 더 독해진 '현실 반영'
영화 보다 독한 현실…퀴어 축제 첨예한 갈등
편집자주 - 지난 7월 28일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 전편(6회)이 공개됐습니다. 전작과 같이 'D.P.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한 에피소드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집단 따돌림을 받던 병사는 결국 탈영을 결심합니다. 군대에서의 성소수자 인권,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 한 회차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을 다룬다. 배우 배나라가 연기한 장성민(니나)은 뮤지컬을 전공한 재능 있는 배우지만 성소수자 아니냐는 조롱을 받다, 결국 탈영을 결심한다. 해당 에피소드를 두고 성전환 수술을 하고, 강제 전역을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변희수 하사가 떠오른다는 견해도 있다. 극 중 내용과 변 하사 사건은 다르지만, 군대에서의 성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갈등이 비슷하다는 의견이다.
변 하사는 2020년 1월 성전환 수술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고, 이듬해 2월 이를 취소하는 행정소송 첫 변론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2월 육군은 변 하사의 죽음이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순직 인정을 거부했지만, 그 뒤 국가인권위원회는 잘못된 심사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왜곡했다며 재심사를 권고했다.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군대에서의 성소수자 인권은 이해하기 어렵다. 인권을 보장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라, 군대라는 곳, 특수성을 존중해달라는 얘기다. 군 기강의 문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최모씨는 "성소수자 인권은 늘 논란의 대상이다. 그러나 사람의 권리인 인권을 놓고 볼 때, 기본권을 논란으로 여긴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퀴어 축제를 둘러싼 갈등도 있다. 지난 6월 '한국리서치'가 퀴어 축제 및 퀴어 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퀴어 축제 개최에 대해 과반 이상의 국민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월 9일~12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가 퀴어문화축제 개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축제 개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1%였다. 지난해 퀴어문화축제를 앞둔 시점에 진행한 조사 결과(개최 반대 52%, 개최 찬성 23%)와 비교할 때 반대 의견이 2%포인트 증가했다.
전 세대에서 축제 개최 반대 의견이 우세하며, 특히 보수층(70%), 개신교 신자(76%)의 반대 의견이 높았으며, 진보층에서도 개최 반대 의견(42%)이 찬성 의견(34%)보다 8%포인트 높았다.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하는 응답은 24%로 국민 다수는 퀴어 축제를 성소수자들만을 위한, 닫혀 있는 축제로 인식했다.
전 연령대에서 '퀴어 축제는 성소수자를 위한 축제'라는 인식이 과반 이상이었다. 퀴어퍼레이드의 개최 지역에 대해서는 42%가 '도심이 아닌, 도시 외곽 지역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답했고 '도심에서 개최해도 문제없다'는 의견(29%)보다 많았다. 퀴어퍼레이드를 위한 광장 이용 허가에 대해서도 59%가 '퀴어퍼레이드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할 때 허가제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답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적 행정'이라는 의견(22%)보다 높았다.
또 다양한 퀴어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퀴어 콘텐츠에 대한 여론을 확인해 본 결과, 43%가 '퀴어 콘텐츠가 동성애·양성애자, 성전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고 '퀴어 콘텐츠가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35%였다.
부정적 시선은 남성(50%), 보수층(56%), 개신교 신자(63%)에서 높은 반면, 공감 의견은 성소수자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74%), 지인 중 성소수자가 있는 사람(55%), 진보층(51%)에서 높았다. 이 조사는 6월 9일~12일 나흘 동안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3.5%다.
성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전문가는 타인의 대한 이타심 있는 태도를 제언했다.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불편해도 괜찮아' 저자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가릴 것 없이 사람은 누구에게나 각자 자기만의 비밀, 자기만의 아픔이 있을 수 있다"며 "성적지향은 자기가 결단하고 노력할 수 문제가 아니기에 그런 점에서 생각하면 이해 가능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불편하게 받아드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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