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면담 예약제'…교원 보호 실효성 있을까

윤슬기 2023. 8.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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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교사면담 예약제·민원인 대기실 등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대놓은 가운데 교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윤 대변인은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악성 민원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인데 녹음 전화기나 CCTV는 어쨌든 그 사안이 발생하고 난 뒤에 이용하게 된다"며 "학부모 교육 등 민원을 제기할 수 없게끔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보완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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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긍정적" vs 초등교사 노조 "미흡"
조희연, 아동학대 면책권 부여 법개정 촉구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면담 예약제·민원인 대기실 등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대놓은 가운데 교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학부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악의적·지속적인 민원을 원천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일 발표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우선 추진 방안에 따르면 9월부터 악의적이고 잦은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교사면담 예약제'가 시범 도입된다.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를 원할 경우 학부모는 예약을 거쳐야 한다.

이때 교사 개인 휴대폰이 아닌 서울학교안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야 하고 일반적인 민원은 챗봇을 활용해 응대한다. 또 학교 출입 관리 강화를 위해 학교별 민원인 대기실을 설치하고, 이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교사들이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같은 방안에 대해 김한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학교에 막무가내로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보호자들이 계시는데 (교사들이) 안전을 보호하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 않나"며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에 민원인 대기실을 만들고 이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갑자기 수업 중에 (학부모들이) 교실 문을 열면서 고함을 지르고,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폭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는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근본적인 개선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악성 민원 학부모와의 접촉을 사전 차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조 대변인은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교사들의 요구에 부응하기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민원 응대에 있어서 교사 개인이 지금까지 감당해 왔던 것을 학교장 책무성을 강화해서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은 좀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챗봇' 민원에 대해서는 "챗봇이 얼마나 활약할지 짐작이 안 돼서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앱이라든지 이런 게 너무 많이 난립하면 그걸 적응하는 것도 좀 어렵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우선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민원인 대기실 CCTV 설치 역시 사건 발생 후 증거 역할을 할 뿐 예방은 어렵다고 짚었다. 윤 대변인은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악성 민원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인데 녹음 전화기나 CCTV는 어쨌든 그 사안이 발생하고 난 뒤에 이용하게 된다"며 "학부모 교육 등 민원을 제기할 수 없게끔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보완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효성 지적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악성 민원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처리되는 엄정한 프로세스, 절차 시스템을 만들고, 또 이건 시범사업"이라며 "CCTV가 인권 침해가 될 수 있으니까 시범을 통해서 인권적 측면도 있고 동의를 받아야 되는지 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악성 문제 해결에 있어서 교사에게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아동학대처벌법으로부터 면책조항을 달라는 것"이라며 "그런 법이 돼야 악성 민원이 훨씬 줄어들고 악성 민원을 제기했을 때 제재도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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