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주차장에 등장한 ‘알박기 캠핑카’…“빨래도 널어”

주차장 세 칸 차지…물통 깔고 차양막 설치도
‘캠핑카 알박기’ 여전히 기승…지자체 대책 마련 고심

휴가철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텐트나 캠핑카를 설치하는 ‘알박기 캠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엔 강원도 영월의 한 계곡 주차장에서 세 칸을 차지한 캠핑카가 며칠째 ‘알박기’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며칠째 알박기 중인 캠핑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여기는 강원도 영월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곡 야영장”이라면서 “며칠째 세 자리 먹고 알박기 시연 중인 캠핑카가 있다”라며 지난 1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해당 캠핑카는 차를 세운 칸 옆칸에 차양막과 캠핑 테이블, 의자 등을 펼쳐놨다. 이어 맨 왼쪽 칸에는 생수통을 깔아 놔 다른 차량의 주차를 막아 총 세 칸을 차지한 모습이다. 주차칸 옆 나무와 차양막을 줄로 연결해 빨래를 걸어놓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주차장은 강원 영월군 상동읍에 있는 칠랑이계곡 주변 노상주차장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방도로에 있는 계곡이라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면서 “관리하는 분이 우리에게 차 주인 아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에도 놀러 왔었는데 빨래도 그대로”라면서 “알박기하고 잠은 집에서 자나 보다. 캠핑카 오너들 저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살림 차렸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캠핑족 모두 욕먹는다” “성수기에 진짜 민폐” “알박기 관련 법안 마련돼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알박기 캠핑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당장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분류된 캠핑카를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단속할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의회는 지난 3월 ‘부안군 주차장 조례’를 일부 개정해 공영주차장 및 관광지 주변 주차장의 야영·숙박을 금지하고, 금지 행위 때 스티커를 발부하거나 강제로 견인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들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달 31일 캠핑카·카라반 등 레저용 차량에 대한 전용 주차장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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