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한복판 '살수대첩' 벌어졌다…50만명 역대급 '물싸움' [영상]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전남 장흥군 중앙로. 피서객 1만여명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손에 든 물총을 쏘아댔다. ‘장흥 물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참가자들이었다. 도심 속 물 싸움터 한쪽에선 전통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북을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관광객 정선희(45·여·서울시)씨는 “장흥 편백숲에서 며칠 푹 쉬려고 왔다가 뜻밖의 물축제를 접했다”며 “탁 트인 강가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니 더위에 찌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의 남녘 끝…국내 최대 물축제
국토의 정남진(正南津)인 장흥에서 무더위에 맞선 ‘물잔치’가 열리고 있다. 산과 하천·계곡·바다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을 주제로 한 축제다. 정남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확히 남쪽 끝에 자리한 고장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흥읍내와 탐진강을 무대로 한 축제장에는 매년 50만명 이상이 몰린다. 2013년부터는 11년 연속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지정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피서객들은 소방차와 분수·물총 등에서 쏟아지는 물세례를 맞으며 불볕더위에 지친 심신을 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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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물싸움, 살수대첩…50만명 ‘오싹 체험’
올해로 16회를 맞는 물축제는 오는 6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수국통일(水國統一)’을 주제로 한 살수대첩 퍼레이드가 열었다. 올해 정전 70주년을 맞아 물로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행사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지상 최대의 물싸움’과 ‘물풍선 싸움’은 폐막일까지 열린다. 행사장 곳곳에서 쏟아지는 물대포와 20만개의 물풍선이 오가는 곳에서 물총 싸움을 하는 이벤트다. 5일과 6일에는 오후 2시와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씩 물싸움에 참여할 수 있다.
여름밤 EDM파티…물고기 잡기도
인근 탐진강에서 진행되는 황금물고기(대왕장어) 잡기에도 연일 참가자가 몰린다. 물줄기가 쏟아지는 강에 들어가 장어·메기·붕어 등을 맨손이나 뜰채로 잡는 행사다. 남녀노소가 1000마리 이상의 물고기를 쫓는 체험은 폐막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축제 개막일부터 지난 2일까지 닷새간 4326명이 물고기 잡기 체험을 했다.
물싸움이 끝나면 현란한 조명과 전자 음악이 어우러진 밤무대가 열린다. DJ가 선곡한 전자 댄스뮤직(EDM)에 맞춰 춤과 물놀이를 하는 ‘워터 락(樂) 풀 파티’다. 올해는 홍록기, 이성욱에 이어 5일 저녁엔 박명수, 주주가 무대를 이끈다.
100만㎡ 편백숲서 즐기는 힐링
물축제의 무대는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에도 설치됐다. 축제 기간 나무를 타고 오르는 ‘트리 클라이밍’과 짚라인 등을 통해 더위를 식힌다. 축구장(7140㎡) 140개 크기인 100만㎡ 면적의 편백숲에서 즐기는 산림욕도 인기다.
김성 장흥군수는 “축제를 통해 물이 지닌 소중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물축제장을 꾸몄다”며 “매년 축제 수익금을 물부족 국가와 사회복지기관에 기탁해왔으나 올해는 전액 수재의연금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장흥=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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