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골프 예약' 김영주 학습효과?…"국내로 휴가" 여야 바꿨다

김다영, 김정재 2023. 8. 5.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조승환(오른쪽) 해양수산부 장관, 성일종(왼쪽)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전담팀(TF)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산물 소비 및 어촌휴가 장려 캠페인에서 '여름 휴가는 어촌과 바다로' 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휴가철을 맞은 정치권에서 휴가지를 해외에서 국내로 바꾸는 ‘유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해에 이은 폭염으로 민심이 흉흉한데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인한 해안지역 내수 침체 문제 등이 겹치자 앞다퉈 국내로 여행지를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부터 당 차원에서 ‘여름휴가는 어촌·바다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휴가지 유턴의 대표적 사례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오 시장은 8일 충남 태안반도로 휴가를 떠난다. 오 시장은 당초 부부동반 해외여행 등 여러 일정을 고려했지만, "후쿠시마 문제에 수해까지 겹쳐 해안지역의 휴가철 내수 상황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고민없이 태안으로 휴가지를 바꿨다고 한다. 오 시장은 휴가 기간 독서를 하고, 현대사회의 소외와 고독을 다룬 ‘나의 아저씨’ 등의 드라마를 시청할 예정이라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 4일 오후부터 국내로 가족들과 휴가를 떠났다. 윤 원내대표는 올 초까지만 해도 “원내대표가 휴가를 가지 않으면 원내지도부 등 모두가 쉬지 못한다”며 동남아 등 인근 휴양지를 고려했었다. 그러나 수해 피해가 크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어촌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고려해 행선지를 변경했다고 한다. 윤 원내대표 측은 “남해안에서 사흘, 동해안에서 이틀 등 국내 해안가를 돌며 지역 맛집을 찾아다닐 예정”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바다휴가 챌린지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도 “아이들과 경북 경주시 동해안가로 가서 며칠 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국내 휴가 캠페인을 하는데 해외로 떠날 수 있겠느냐”며 “특히 해안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올해 휴가지 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강조해온 민주당 지도부로선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서 당 소속 의원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일본 홋카이도로 3박4일 골프여행을 예약하는 메시지를 보내다 카메라에 포착된 게 뼈아팠다. 당일은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오염수 관련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밀어붙인 날이다. 야권 관계자는 “김 부의장 사건 이후 일본으로 공무상 출장을 가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당 지도부 대부분이 국내 휴가를 떠났거나 구상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수도권 근교로 휴가를 떠났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7일부터 국내 휴가를 계획 중이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도 5일부터 가족과 국내여행을 하며 머리를 식힐 예정이다.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무더위에 한적한 지역구의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물론 휴가를 포기하는 의원들도 많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구 의원들이 특히 그렇다. 그들 중 한 명인 전재수(부산 북강서갑)민주당 의원은 "공약 이행 사항과 지역현안 등 챙겨야 할 것이 많아 휴가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김다영·김정재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