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 김호철 감독 “대회 전만 해도 가장 먼저 짐 쌀 줄 알았는데…” [KOVO컵]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선수들의 선전에 깜짝 놀랐다.
IBK기업은행은 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KGC인삼공사와 준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19-25 25-19 25-18 25-19)로 승리했다.
B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IBK기업은행은 2016년 이후 약 7년 만에 결승전 무대에 올랐다. 결승전에 오른 IBK기업은행은 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에 먼저 오른 GS칼텍스와 우승컵을 두고 자웅을 겨룬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첫 세트를 뺏기고 선수들에겐 마음을 편하게 하자고 했다. 우리가 연습했던 것들과 해야하는 것들을 생각해야 하지, 상대의 플레이나 우리의 범실을 머릿속에서 버리라 했다”라며 “2세트 부터는 선수들이 편하고, 하려 했던 플레이들이 전반적으로 나왔다. 또 세터 김하경이 살아나면서 우리끼리 원했던 플레이를 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김하경의 토스가 1세트에 빠르지 않았다. 하경이한테 2세트를 앞두고 ‘이대로 가면 진다. 모험을 걸자’고 했다. 상대방의 블로킹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역이용하자고 했다”라면서 “처음에는 잘 먹히지 않았지만, 상대방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우리의 플레이를 놓친 듯 하다”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1세트에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2개의 유효 블로킹을 기록했지만, 2세트와 3세트에는 6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하경이한테 공격을 믿고 가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선수들끼리도 원하는 플레이를 잘 이뤘다”고 흡족해했다.
IBK기업은행은 대회에 앞서 다른 구단들과 연습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대회가 막상 시작되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대회 전에 연습 게임을 3차례 했는데, 진짜 못했다. 내가 봐도 너무 너무 한심할 정도였다. 사실 올해 제일 먼저 짐을 싸서 돌아갈 줄 알았다”라면서 “연습 경기가 끝나고 나서 선수들이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하경이가 살아나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또 첫 경기에는 (황)민경이가 끌어주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말도 많이 하고, 선수들을 끌어가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선전의 이유를 베테랑들의 활약이라고 짚었다.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은 이날 20점을 뽑아내며 24점을 기록한 표승주와 함께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김 감독은 “(이전에 비하면) 많이 안정됐다. 힘이 있는 선수인데. 집중력이 오래 가지 못했다. 이제는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 팀에서 없어선 안 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고 육서영의 성장에 흡족해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일 결승전 상대인 GS칼텍스를 조별리그에서 3대 0으로 완파한 바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반대편 벤치에 있었지만, 그날은 GS칼텍스가 안 되는 날이었다”라면서 “준결승전처럼 경기를 한다면 우리도 힘들 것”이라고 방심하지 않앗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이전에 이겼다고 해서 다음에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전력상으로 본다면 우리가 4대 6, 3대 7로 밀린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이 기회를 잘 잡는다면 오랜만에 우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준결승전 때 중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최정민이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최)정민이가 어제 시합을 하다가 발목이 돌아갔다. 본인이 하겠다고 해서 오늘 경기를 뛰었지만, 내일은 시합을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오늘 경기를 뛰어서 통증도 심할 것이고, 결승전이 오후 2시에 열려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본인의 결정에 맡길 것이다. 그래도 아픈 상황에서 뛰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내일은 몸 상태를 보고 출전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구미=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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