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는 밉상인데, 사내 평판은 좋은 내 동기...‘사내 정치 달인’인가요? [오늘도 출근, K직딩 이야기]
그런데 막내급 직원 사이에서 밉상으로 통하는 B씨의 사내 평판은 예상외로 매우 좋았다.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S급 직원’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연말 인사 때 영입하고 싶다며 나서는 부장까지 있을 정도였다. 특히 부장급 직원일수록 B씨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회식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늘 웃으면서 윗사람을 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특별한 성과도 없는데 잘나가는 B씨를 두고 동기들은 ‘사내 정치’의 달인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내 정치.
회사 내에서 자기 파벌을 만들어 자신의 회사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행위를 말한다. 직장인 대부분은 자기가 다니는 직장에 사내 정치 행위가 만연하다고 생각한다.
2019년 기업 정보 공유 사이트인 잡플래닛이 직장인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내 정치, 파벌이 매우 많다’고 응답한 비율은 39.1%(9023명)였다. ‘일부 있다’고 답한 44.2%(1만212명)까지 합치면 83.3%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사내 정치를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 2010년, 2013년, 2016년 HR 업체들이 관련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 10명 중 8~9명은 사내 정치가 분명히 있다고 답했다.
사내 정치를 바라보는 직장인의 마음은 복잡하다. 사실 사내 정치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부 근로자들은 소통 능력 또는 조직 적응 능력의 일부로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의 평판을 관리하는 행위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근로자들이 생각하는 사내 정치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단순한 사회생활은 사내 정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매경이코노미가 HR 채용 플랫폼 ‘인크루트’에 의뢰, 직장인 980명을 대상으로 ‘사회생활과 업무 능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 중 90.8%는 사회생활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직장에서 업무 외의 사회생활이 ‘실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회생활이 성과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되면, 사내 정치 행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단순히 팀 회식, 친목 도모를 넘어 ‘자기 새끼 챙기기’가 돼버리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지나친 사내 정치 행위는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린다는 비판도 많다.
2016년 취업 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412명을 대상으로 ‘사내 정치로 피해 입은 경험’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약 70%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사실로는 ‘스트레스 가중(73.2%, 복수 응답)’이 가장 많았고, ‘부당한 책임 추궁(39.8%)’ 순이었다. ‘인격 모욕(30.7%)’ ‘업적 빼앗김(30.4%)’ ‘인사고과상 불이익(27.3%)’ ‘승진 누락(21.9%)’ 등도 피해 종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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