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주식 시장, 애널리스트의 진단은 어디에? [취재수첩]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8. 4. 21: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루 사이 코스닥지수가 4% 넘게 떨어졌다. 7월 26일 오전까지 전일 대비 1.7% 이상 오르던 지수가 오후 들어 5%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것. 950포인트를 돌파하며 1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던 지수는 886포인트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닥 시장은 에코프로가 주도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오전 한때 153만90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4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오후 들어 주가가 113만6000원까지 밀리며 시총은 30조249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몇 시간 사이 10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다. 연초 10만6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7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뛰어 100만원에 육박한다. 에코프로 주가를 두고 애널리스트와 인플루언서의 전망이 갈리며 개인 투자자들이 인플루언서를 지지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대로 애널리스트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몇몇 애널리스트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가 곤욕을 치렀고, 이후 에코프로에 관한 증권사 보고서는 자취를 감췄다. 한 애널리스트는 “가끔 매도 보고서를 쓰면, 그날은 리서치센터 전화가 마비된다. 온갖 비속어가 날아오는 것은 물론 상해 협박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애널리스트 사진이 공유되며 외모 평가를 벌여댄다.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건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2차전지나 지주회사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개인적으로 전망을 물어보면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식 입장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이런 분위기가 리서치센터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데이터를 분석해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가 시총 30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아무런 전망도 내놓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쉬운 대목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0호 (2023.08.02~2023.08.08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