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었다”…왕십리·모란역 ‘살인예고글’ 게시자 검거

경찰, 오후 6시 기준 ‘살인 예고 글’ 약 28건 파악

서울 왕십리역과 경기도 모란역 일대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게시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서울 왕십리역 일대에 살인을 예고한 20대 남성 A씨를 이날 검거했다.

A씨는 이날 낮 12시4분쯤 대학생 커뮤니티 앱 자유게시판에 ‘오늘(4일)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제목으로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음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거임”이라는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글이 작성된 지 약 20분 만인 낮 12시22분쯤 최초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내용을 확인하고 관할서인 성동서로 사건을 넘겼다.

경찰은 게시글 경로를 추적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주소지인 강서구로 긴급출동해 오후 5시50분쯤 거주지에 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성동서로 압송해 조사한 이후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기도 모란역 일대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댓글을 올린 남성도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작성한 피의자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댓글이 게제된 지 2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게시물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임의동행 형식으로 B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실제 범행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자택에 흉기 등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후 B씨의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범행을 준비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이 묻지마 범죄를 걱정하는 글을 썼길래 장난삼아 쓴 댓글”이라며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온라인 상에 올라온 전국의 ‘살인 예고 글’은 27∼28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중 왕십리역, 모란역 살인 예고글 작성자를 포함해 총 5명이 검거된 상태다.

경찰은 온라인상의 살인 예고 글에 대해 엄정히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살인 예고 게시글과 관련 13개 팀을 총동원해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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