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20대男" 왕십리·모란·의정부역 '살인예고글' 3명 검거
서울 왕십리역과 경기 모란역, 의정부역 등 각각 일대에서 '살인'을 암시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20대 남성 3명이 각각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왕십리역 일대에 살인을 예고한 피의자 민모씨(20)가 검거됐다. 민씨는 이날 오후 12시4분쯤 대학생 커뮤니티 앱 자유게시판에 "오늘(4일)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제목으로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으면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 것임"이라는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청은 오후 12시22분쯤 최초 신고를 접수하고 서울 성동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성동경찰서는 게시글 경로를 추적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피의자 주소지인 강서구로 긴급출동한 뒤 오후 5시50분쯤 거주지에 있던 민씨를 검거했다.
민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압송 후 조사 진행 및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민씨는 살인 예고글을 게재한 후 2시간 뒤 '사과글'을 게시한 바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이날 오후 4시45분쯤 모란역 일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글을 작성한 피의자 2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온라인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모란역 인근 거주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A씨의 거주지에서 흉기, 휴대폰 등을 압수수색한 뒤 휴대폰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범행 이유로 A씨는 "장난 친 거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이날 오전 1시57분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는 살인 암시 글을 올린 20대 남성 B씨를 협박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글이 살인이나 구체적 범행을 암시하고 있지 않지만, 테러 행위로 규정된 ‘서현동 흉기 난동’ 사건 직후 올라온 게시물인 만큼 게시자를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12 신고를 접수한 뒤 게시자의 신원을 파악해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B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게시글을 올리게 된 정확한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최소 27건 예고글 포착…그중 5명 검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겠다고 협박하는 '살인 예고글'이 최소 27건 포착됐고 그중 5명을 검거했다. 특히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발생 익일인 이날 하루에만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부산 서면 등에서 최소 16건 이상의 살인 예고글이 신고 또는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현역·오리역 등 살인예고글 사건들에 대해서 사이버 수사대가 집중수사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 검거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살인예고글 적발하고 살인예고 글 게시자들에 대해서 협박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협박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지난 3일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백화점에서 피의자 최모씨(23)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경기남부 일대 상현역·오리역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온라인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최근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무차별 살인을 예고하는 글들이 퍼지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에는 오리역과 잠실역, 한티역 등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살인예고 글에 대해서도 “피의자를 신속히 특정하고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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