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 난동’ 조현병, 범죄와 연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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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구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20대가 조현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이 범행과 연관이 있는지 경찰이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정신과 전문의들은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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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범죄와 구체적 인과관계 파악 어려워”
모방범죄 우려 줄이려면… “대책 논의 우선”
경기 성남구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20대가 조현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이 범행과 연관이 있는지 경찰이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정신과 전문의들은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4일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이번 사건 피의자 최모(23)씨는 2015~2020년까지 2곳의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처방 받아 복용했다. 2020년엔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최근 3년간 정신과 진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모씨는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범행 당일엔 서현역 인근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AK플라자를 범행 장소로 정했다.
경찰은 최모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라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사건과 정신질환의 인과관계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진단 이력이 확인됐더라도 사건과의 인과관계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 혐오는 치료와 회복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범죄에 대한 분노는 정당할 수 있으나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조현병 치료를 안 받았다고 해서 범죄를 일으킬 정도로 번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범죄와 정신질환이 명확한 연관이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병이 망상과 환청 등 신경적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환자 중엔 오히려 사람들을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며 “인과관계가 있다면, 치료 중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신질환자 관리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백 교수는 “핵가족화되면서 가족들이 환자의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이나 유럽, 일본도 지역사회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제도를 갖추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방범죄’ 우려를 줄이기 위해선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모방 사건이 늘어나는 베르테르효과처럼 흉기난동 사건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며 “사고로 피해를 보신 분의 입장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모방범죄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승민 가천대길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가해자에 초점이 맞춰진 뉴스보다는 피해자를 도우려 했던 의인들, 이러한 사고가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개선하기 위한 대책 등 긍정적인 면이 부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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