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년 전 체포한 韓마약사범 이제와 사형…손준호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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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형 집행에 유감"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마약 판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우리 국민에 대해 8월 4일 사형이 집행됐다"며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국민에 대해 사형 집행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에선 한국인 A씨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A씨는 2014년 필로폰 5㎏을 판매 용도로 소지한 혐의로 현지 공안에 체포됐다. 이후 2019년 1심 재판과 2020년 11월 2심 재판에서 모두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후 최고인민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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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의 한국인 사형
한국인에 대해 중국이 사형을 집행한 건 2014년 이후 9년만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한국인은 총 6명이다. 2001년 마약 사범 1명, 2004년 살인으로 1명, 2014년에 마약 사범 4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현재 마약 관련 혐의로 중국 내에서 형을 살고 있는 한국인은 70여명에 달한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 사형 등 중형에 처할 위험이 있는 사례는 없다고 한다.
외교 당국은 이날 A씨에 대한 사형 집행이 한ㆍ중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최근 자국 내 마약 유통에 대해 워낙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1㎏ 이상의 아편이나 50g 이상의 필로폰·헤로인을 밀수·판매·운수·제조할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혹은 1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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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케이스 안 돼야"
지난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구속된 한국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산둥 타이산 소속) 선수에 대한 수사도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중국에선 검찰에 의한 구속 수사가 최소 2개월에서 최장 7개월까지 가능하다. 손 선수가 중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중국 내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손 선수 관련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이날 A씨에 대한 사형 집행에 대해 "중국이 마약 단속 등 사회 통제의 고삐를 죄는 과정에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주는 일환으로 한국인에 대한 사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중국의 대외 관계에 따라 사법 당국의 판단도 일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을 한ㆍ중 관계의 악재로 삼으면 오히려 중국에게 반발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국가안보기관의 단속 권한을 확대한 반(反) 간첩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는 등 민감한 시기에는 중국의 강경 기조에 대한 시범 케이스로 한국인이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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