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배하는 가짜 뉴스·정보, 시민들 불안 더욱 부추긴다

흉기난동 유언비어 인터넷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경찰청장 "근거 없는 가짜뉴스 강력 대처"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협박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4일 협박글 속 범행 예고 장소 중 하나로 지목된 잠실역에 배치된 경찰과 지하철역 관계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연합뉴스

잇따른 흉기 난동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가짜 뉴스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돼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4일 오전 11시 22분께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취한 4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해 3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방화로 터미널이 전소됐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글은 실제 경찰 상황보고처럼 정돈되고 구체적인 형식이어서 사실로 믿기에 충분했고, 이 글이 확산되면서 경찰과 소방에는 시민의 문의가 쇄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빗발치는 문의에 "신고도 되지 않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다. 문제의 글 중 포천시 내손면은 존재하지도 않는 지명이고 이름이 비슷한 내촌면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아예 없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게시글에 범죄 혐의가 있는지 법리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 검토 후 혐의가 있다면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의 흉기난동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가 생중계되고 있다.ⓒ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얼굴과 상체에 피가 묻은 한 남성의 사진과 함께 '서울 강북구청 인근 골목길에서 낮 12시쯤 칼부림이 난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빠르게 퍼졌다. 그러나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 장소에서 칼부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사진 속 남성이 자해를 해 다친 것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 남성에게 타인을 위협하거나 해하려고 하는 등 범죄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전날엔 '대구의 한 PC방에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상해를 가하고 도주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아야 했다.

경찰은 부정확한 사실을 유포해 시민을 불안하게 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근거 없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