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이어 서현역도 흉기참극…두 사건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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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 없는 시민을 상대로 한 흉기 난동 범행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조선(33)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칼부림을 벌인 지 13일 만인 3일 최모씨(22)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받은 뒤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조선이 범행을 저지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의 일평균 이용객은 11만명이 넘고, 최씨가 흉기를 휘두른 장소는 '분당의 명동'이라 불리는 서현역 AK플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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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 불특정 다수에 흉기 휘두른 점은 공통점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 없는 시민을 상대로 한 흉기 난동 범행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조선(33)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칼부림을 벌인 지 13일 만인 3일 최모씨(22)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받은 뒤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두 사건은 유동 인구가 많은 시간대·장소를 노려 일면식 없는 타인을 가해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분당 칼부림이 조선으로부터 영향받은 모방범죄가 아니냐는 지적이 따라붙는 이유다. 조선이 범행을 저지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의 일평균 이용객은 11만명이 넘고, 최씨가 흉기를 휘두른 장소는 '분당의 명동'이라 불리는 서현역 AK플라자였다.
다만 범행 대상의 성별·연령에서 다른 점은 있다. "작은 키로 인해 또래 남성에 자격지심이 있었다"고 진술했던 조선은 젊은 남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고, 그 결과 2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30대 남성 3명이 크게 다쳤다.
하지만 최씨는 나이와 성별 구분 없이 흉기를 휘둘렀다. 최씨의 흉기에 찔려 다친 피해자 9명의 성별을 보면 남성이 4명, 여성이 5명이다. 연령 역시 ▲20대 5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1명 ▲70대 1명으로 다양하다.
경찰 진술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조선은 또래 남성에 대한 자격지심과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지만, 최씨는 "누군가가 나를 청부 살인하려 했다", "내 사생활이 스토킹 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최씨 가족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2~3년 전 분열성(조현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런 점에 미뤄 최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을 앓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씨 정신질환 이력과 진술에 대한 정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선 역시 경찰에 붙잡혔을 당시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거짓 진술했고 이후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최근 10년간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같은 진술이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노린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범행을 저지른 경위가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인지, 아니면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목적으로 (정신질환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범행 전 흉기를 준비한 점 등에서 최씨의 범행이 조현병 환자의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을 광장에서 해코지하려고 하면 차량으로 광장으로 직접 진입하는 게 가장 가까운 경로라는 판단을 한 것 같고, 흉기도 미리 준비해 갔다"며 "이런 계획적인 부분을 봤을 때 과연 조현병 환자의 행위로만 설명이 되느냐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씨의 범행에 대해 ▲분노범죄 ▲모방범죄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 등 다양한 분석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나와 "정말로 최씨가 누군가 자신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면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 선임연구위원은 "최씨는 마스크를 쓰고 후드를 뒤집어썼다"며 "자신의 범죄를 숨기고 싶었던 모습을 보면 모방범죄일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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