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사육 공간 늘려라”...美 동물복지 강화에 삼겹살 가격 3배 급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3일(현지 시각) 미국 내에서 베이컨용으로 팔리는 삼겹살의 도매가격이 최근 3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고 보도했다. 도매가격은 지난 5월 하순만 해도 파운드(약 450g)당 0.7달러(약 91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7월 말 2.3달러(약 2990원)로 급등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 내 삼겹살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제정한 동물복지법 때문이라고 WSJ는 보고 있다. 2018년 제정된 이 법은 육류업자들에게 돈육 생산용 돼지에 최소한 24제곱피트(약 2.2㎡) 넓이의 사육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보다 좁은 공간에서 돼지 사육 시 캘리포니아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이 법은 7월 1일 발효됐지만 사육업체들은 캘리포이나와의 협상을 통해 올해 말까지 기존 재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사육업체 입장에서는 캘리포니아 주법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육류업체들은 캘리포니아 주법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지만 연방대법원은 지난 5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삼겹살 가격이 치솟은 것도 판매가 금지되기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미국 전역의 냉동 삼겹살 재고는 5월보다 14% 떨어졌다. 미국 돼지 사육업체 중에서 마리당 24제곱피트 넓이의 사육 공간을 확보한 업체는 매우 드물다.
삼겹살 가격은 일반적으로 돼지 도축과 돼지고기 생산이 둔화하는 여름에 상승한다. 하지만 올해의 가격상승 속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제외하고는 10년 내 가장 빠르다. 한인 육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7월 초부터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한 달 새 50~70% 정도 급등했다.
다만 향후 미국의 삼겹살 가격 추이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재 캘리포니아를 제외하고 생산되는 대부분 돼지고기에는 동물복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축산업계가 사육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하면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돼지고기 가격이 곧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캘리포니아가 미국 전체 베이컨 판매량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시장을 아예 포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주에 대한 돈육 공급이 늘어나 가격은 오히려 하향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초전도체株 ‘3일 천하’로 끝나나?…연구소 발표에 급락 - 매일경제
- 단돈 1만9900원에 80곳 경기 여행...경기도 ‘투어패스’ 출시 - 매일경제
-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 검토되는데...여론 82% “찬성” [민심레이더] - 매일경제
- 버리는 폐식용유에서 노다지를?...LG화학, 바이오디젤 항공유 사업 추진 - 매일경제
- 카카오뱅크 ‘최대 실적’ 냈지만...매수·매도 의견 엇갈리는 증권가, 왜? [오늘, 이 종목] - 매일
- 조선미녀? 생소한데 美서 대박...매출 2000억 노리는 K뷰티 등극 [내일은 유니콘] - 매일경제
- 순살자이, 흐르지오, 통뼈캐슬...불신의 ‘K건설’ - 매일경제
- 네이버 주가 4%대 강세...“하이퍼클로바X 세계적 파급력 기대”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엠아이큐브솔루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20% 강세···‘따따블’ 가능? [오늘, 이 종목]
- [속보] 분당 서현역서 흉기난동...범인은 20대 배달업 종사자 “불상의 집단이 청부살인하려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