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물린 데 바르는 ‘칼라민 로션’, 여드름 관리에 쓴다고?[이게뭐약]
◇칼라민 로션, 땀띠·짓무른 곳 바르는 게 주용도
그린제약, 퍼슨, 제이케이제약 등의 회사에서 제조하는 칼라민 로션은 의약외품이다.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치료·개선할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인체에 약하게 작용하거나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제품을 ‘의약외품’이라 한다. 제조사가 달라도 제품 성분은 거의 같다. 앞서 언급한 칼라민 로션(100mL)들엔 ▲칼라민 8g ▲산화아연 8g ▲수산화칼슘·벤토나이트마그마·글리세린 등의 첨가제가 공통으로 들어간다. 이외에 제이케이제약의 칼라민로션엔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퍼슨의 칼라민 로션엔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의 보존제가 첨가됐다.
칼라민 로션의 핵심 성분은 칼라민과 산화아연이다. 칼라민은 산화아연(징크옥사이드)과 탄산아연(징크카보네이트)을 분홍빛의 산화철(페릭옥사이드)과 혼합한 것으로 ▲피부 진정 ▲가려움 완화 ▲햇빛 차단 등의 역할을 한다. 포도상구균과 녹농균에 대한 항생 효과를 띤다고도 알려졌다. 산화아연은 경증 피부자극이나 기저귀 발진, 갈라진 피부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연화에 효과적이다. 이에 땀띠가 생겼거나 짓무른 곳, 벌레 물린 곳, 습진에 발라 가려움을 완화하는 게 칼라민 로션의 주용도다.
◇여드름 관리에 사용? “근본적 치료법 아냐”
여드름이 생긴 곳에 칼라민 로션을 찍어 발라도 여드름 완화 효과가 크진 않을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백진옥 교수는 “여드름은 모낭이 각질이나 피지 분비량이 과도해 모공이 막힐 때 발생한다”며 “칼라민 로션이 소염 작용을 하고, 과다 분비된 피지를 약간 흡수하긴 하지만 여드름 발생 원인 자체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칼라민 로션에 들어간 몇몇 성분이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을뿐더러, 칼라민 로션보다 여드름에 효과적인 제품이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약사회 구현지 학술이사(약사)는 “여드름에 칼라민 로션이 효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나,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엔 칼라민 로션이 언급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피부를 더 건조하게 할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발진, 발적, 가려움, 자극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칼라민 로션의 카올린 성분이 피지를 흡착하여 배출하는 역할을 하므로 여드름에도 사용할 순 있으나, 압출한 여드름엔 쓰지 말아야 한다”며 “오히려 첨가제로 들어가는 파라옥시벤조산 등의 성분 탓에 피부에 자극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여드름 관리에 추천하는 성분은 따로 있다. 유화정 교수는 “과산화벤조일, 클린다마이신, 레티노익산(산화 레티놀) 등 여드름에 발랐을 때 효과적인 다른 성분이 많이 알려졌으므로 칼라민 로션을 일차적인 치료제로 사용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현지 학술이사는 “나노팜의 ‘벤지드로션’, 태극제약 ‘파티마겔’ 등에 들어간 과산화벤조일 성분이 경증 여드름에 일차적으로 권고되는 약물”이라며 “피지선에 있는 세균의 단백질을 산화해 혐기성 세균의 수와 유리지방산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바르면 피부 지나치게 건조해져
평소 바르는 로션에 칼라민 로션이나 칼라민 파우더를 약간 희석해, 피부 진정용 화장품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한때 해외에서 칼라민 로션을 화장 전에 발라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만드는 ‘프라이머’ 용도로 쓰는 유행이 일기도 했었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피부가 건조해지는데다, 파우더를 물에 갠 듯한 칼라민 로션 특성상 바르고 나면 얼굴에 분홍색 침전물이 남을 수 있어서다. 백진옥 교수는 “칼라민은 아주 오래전부터 써오던 성분이고, 성분 자체가 위험하진 않다”며 “다만,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특성이 있어 과도하게 바르면 피부가 메말라 장벽이 손상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유화정 교수는 “피부 표면에 칼라민 파우더 덩어리가 오래 남아있으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덩어리가 말라붙어 있으면 바로 제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심한 여드름은 집에서 관리하는 ‘홈케어’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받는 게 좋다. 유화정 교수는 “염증성 여드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화이트헤드가 많거나, 피부 안으로 곪는 여드름이 있으면 흉터가 생길 수 있으니 병원에 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진옥 교수는 “피지선이 적고 연한 볼에 여드름이 생기면 흉터가 생기기 쉬우니 볼 여드름이 있을 땐 병원에 오는 게 좋다”며 “특히 여드름의 붉은기는 흉터의 전조라 볼 수 있으므로 내원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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