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피의자, 전날도 흉기 들고 왔다

지난 3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 4일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가 하루 전날에도 흉기를 들고 서현역에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4일 사건 피의자 최모(22)씨를 상대로 한 2차 조사에서 최씨가 지난 2일에도 수인분당선 서현역 및 역사와 연결된 백화점을 찾았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사건 발생 전날 범행을 결심하고는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매한 뒤 사건 현장인 서현역에 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씨는 이날 범행을 시행하지 않았다. 그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최씨가 현장답사 등 사전 준비를 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최씨 진술 및 사건 전후 상황 등에 미뤄볼 때 이를 준비 정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차 조사에서 최씨는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며 “나의 사생활도 전부 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범행 장소 선정에 대해서는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최씨는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2점, 컴퓨터 1점을 압수해 포렌식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에 쓴 글이 있는지, 무엇을 검색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흉기 난동에 앞서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들이받기도 했다. 최씨가 이날 저지른 범행으로 총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