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인피니트… 다시 김명수의 시간 [쿠키인터뷰]

김예슬 2023. 8. 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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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김명수. 루크미디어 

가수 겸 배우,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이자 김명수. 그에게 올해는 특별하다. 군 제대 후 처음으로 복귀전에 나서서다.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이하 넘버스)에서 주인공 장호우 역을 연기한 그는 인피니트로도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명수에겐 활력이 가득했다. “오늘도 콘서트 연습을 하러 가야 한다”며 소탈하게 웃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김명수가 제대 후 첫 작품으로 ‘넘버스’를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회계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초의 드라마여서다. 다양한 캐릭터를 갈구하는 그에게 이 같은 소개말은 달콤하게 다가왔다. “판사, 암행어사에 심지어 천사까지 해봤으니 회계사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장난스레 말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거쳤던 작품”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2년 만에 선뵌 작품에 긴장감이 잇따른 건 당연하다. 그가 도전한 첫 장르물이기도 했다. 김명수는 “똑똑한 호우가 성장하고 복수까지 해내는 이야기에 쾌감을 느꼈다”며 “대본을 보는 순간 도전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용기를 준 건 대선배 최민수다. 대본 리딩 현장에서 최민수를 처음 만난 김명수는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떨림도 잠시, 곧이어 최민수의 잘한다는 칭찬 한 마디에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그에게 최민수는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길라잡이였다. 든든한 최민수를 비롯해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한 최진혁과 같은 그룹 멤버인 성열, 아이돌 출신 연우에게도 힘을 얻었다. 한 작품에 멤버가 둘이나 나오다 보니 인피니트 멤버들에게도 ‘넘버스’는 화제였다.

“저희끼리도 놀라고 신기해했어요. 인피니트 활동을 준비하던 때와 ‘넘버스’ 방송 시기가 겹쳤거든요. 그래서 연습실에서 다 함께 안무를 맞춰보다가도 방송 시간이 되면 TV 앞에 모여들곤 했어요. 멤버들이 방송을 볼 때마다 ‘저 옷은 맞춘 거야?’, ‘이것도 세트장이야?’ 같은 질문을 해서 매번 즐겁게 떠들던 기억이 나요. 극 중 성열이와 함께하는 장면이 많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대기실에 익숙한 얼굴이 있다 보니 의지가 되더라고요.”

‘넘버스’ 스틸컷. MBC

회계사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은 치열했다. 실제 회계법인을 찾아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고 회계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수차례 가졌다. 과거 JTBC ‘미스 함무라비’에서 판사 역을 맡았을 당시에도 그는 법정을 직접 찾곤 했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걸 최우선으로 삼아서다. “‘넘버스’가 현실을 많이 반영한 만큼, 저 또한 현실감 넘치게 연기하려 했어요.” 현장에서 ‘공부한 티가 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단다. 제대 전부터 촬영 현장을 그리곤 했던 그에겐 ‘넘버스’가 새로운 자아실현 장이 된 셈이다. 오랜만에 연기자로 돌아오며 느낀 것도 여럿이란다.

“예전에는 어떤 장르나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욕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잖아요. 몰입해서 연기하면 제가 그 캐릭터로만 보이는 순간도 생기지 않을까요? 이런 경험을 쌓다 보면 제가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하고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아지리라 믿어요. 그러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연기하려 하고요.”

연기자로서 복귀전을 마친 지금, 김명수는 인피니트 엘로서 새 활동을 개시했다. 5년 만의 컴백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피니트 컴퍼니를 만들며 이들 관계는 더욱더 끈끈해졌다. 새로이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김명수는 “디지털 싱글 내고 팬미팅만 해줘도 좋겠다는 반응을 봤다. 하지만 우리는 인피니트답게 제대로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5년 동안 기다린 팬들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였어요. 콘서트 장소도 저희와 인스피릿(인피니트 팬덤명)의 추억이 깃든 케이스포돔(구 올림픽체조경기장)을 고집했죠. 인피니트가 연습 많이 하기로 워낙 유명하잖아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무엇이든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앞으로도 인피니트 엘과 김명수,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 제 시간은 지금부터거든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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