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범 '살인미수' 구속영장…"전날도 갔다 돌아와, 계획 범행 정황"

분당 서현역 일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서현역 AK플라자에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성남 서현역 테러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남성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난동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경무관 모상묘)은 4일 오후 9시쯤 최모(2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지만, 최씨가 몰고 온 경차에 치인 60대·20대 여성의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만큼 부상자들이 사망할 경우 살인죄로 죄명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2차 조사에서 경찰은 최씨가 범행 전날인 지난 2일 흉기 2점을 인근 대형 마트에서 구매한 뒤 서현역에 왔다가 돌아가는 등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확인했다.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서현역에 다수 모여 있다는 망상 때문에 범행 장소를 정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서현역을 범행 장소로 정한 이유는 “서현역에 나를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이 다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과거 최씨가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고교를 자퇴한 3년 전부터 치료를 중단한 기록도 확인됐다. 수사팀은 “최씨가 2015년~2020년 2개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최근 3년 간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기록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5시59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흉기를 휘두른 최모(22)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까지 14명이 다치고, 차량 돌진 사고를 당한 60대, 20대 여성은 위중한 상태다. 서현역 CCTV 캡처

최씨는 약물치료 중단 등으로 인해 피해망상을 겪었고 경찰에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스토킹 집단이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2개와 컴퓨터 등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최씨가 범행 전 살인예고 글을 게시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하겠다는 뜻이 담긴 키워드를 넣어 검색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범행동기 등 2차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특정강력범죄처벌법에 따른 신상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분당 오리역과 서현역, 서울 한티역 등 살인예고 글 게시자를 추적해 협박과 살인예비 등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상 살인예고 관련 글을 발견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손성배·김홍범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