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환경파괴 사치품" 유럽, 폭염에 항복…판매량 늘었다

김은하 2023. 8. 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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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던 유럽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유럽 에어컨 보급률이 2000년 10%에서 지난해 19%로 증가했고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컨 보급률 91%인 미국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유럽으로서는 증가세가 뚜렷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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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현상 이어지자 필수품화
이탈리아, 연간 판매량 2배 이상↑
스페인, 5%대 보급률 50% 전망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던 유럽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늘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에어컨을 환경파괴의 주범이자 사치품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상고온 현상이 수년째 지속되자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에어컨을 필수품처럼 구입하고 있다.

AP통신 증 주요 외신은 2일(현지시각) 2012년 86만5000대였던 이탈리아의 연간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192만대로 2배 이상 뛰었다고 보도했다. 1990년 5%에 불과했던 스페인의 가정 내 에어컨 보급률은 2040년 5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20개 도시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18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수도 로마 포폴로 광장의 분수대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이날 로마의 최고 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섭씨 41.8도로 관측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유럽은 올해도 역대급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는 지난달 18일 최고기온 41.8도를 기록했고, 남부 시칠리아섬 일부 지역에서는 47.6도라는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졌다. 스페인 역시 40도가 넘는 날이 상당하다.

프랑스 역시 종종 4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남부에서는 올해 수은주가 40도를 넘어섰고, 지난해 7월 파리의 기온은 최고 43도였다. 하지만 프랑스 대부분의 주택과 아파트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에어컨 100만 대가 팔렸다.

스페인 최대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엘코르테잉글레스의 지난 6월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했다. 지난 7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제일 더운 시간대에 시에스타(낮잠) 같은 휴식 제도를 운영하며 더위를 이겨냈지만, 이제는 에어컨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주요 외신은 또 이탈리아 전역에 450여 개 매장을 둔 가전업체 우니에우로의 최근 일주일 에어컨 판매량을 언급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광장에서 사람들이 더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이탈리아 카포스카리대 연구팀은 1990년 5%였던 스페인 가구 에어컨 보급률이 2040년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유럽 에어컨 보급률이 2000년 10%에서 지난해 19%로 증가했고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컨 보급률 91%인 미국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유럽으로서는 증가세가 뚜렷한 수치다.

매체들은 "미국보다 에어컨 보급률이 떨어지는 유럽에선 시민들이 제일 더운 시간대에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더위를 이겨내곤 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이런 전통적인 방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에어컨을 미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여겨 반감을 갖거나 온실가스 증가로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매체는 "높은 전기료, 냉매 가스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냉방병 등 에어컨에 대한 유럽인들의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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