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외 5권

서믿음 2023. 8. 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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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15만원을 포기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실제로 독일 대학생들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 주어진 돈을 기부해서 사람을 살리는 데 쓰기보다 본인이 갖겠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행동경제학자인 저자는 대다수가 본인은 꽤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유는 크게 여섯 가지다. ▲손해를 피하려는 본능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이성을 가로막는 감정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다는 생각 ▲책임이 분산되면서 희박해진 도덕성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성향. 이를 토대로 저자는 마음은 원하지만 왜 착하게 살지 못하는지, 반대로 어떻게 하면 착하게 살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아르민 팔크 지음·김영사)

◆손 안에 갇힌 사람들=중독 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기술에 관한 집착과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디지털 기기에 중독될수록 불안감이 더욱 증폭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수익 창출을 위해 극단적인 감정과 의존성, 우울감을 유발하도록 설계됐다며, 그에 따른 사고방식의 이분법적 단순화는 사회 갈등 조장과 분열을 일으킨다고 우려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 미치는 악영향에 주목한다. 윤리적이지 않은 소셜미디어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정신 질환과 사회 현상을 살피면서 집단적 정신 건강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심리적 면역력’을 소개한다.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흐름출판)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공황과 불안, 우울과 불면증 등 다양한 증세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마주했던 경험을 뇌과학 이론으로 해석한다. 저자는 현재 인류가 첨단 문명 속에 살고 있지만 뇌는 아직 수렵채집인과 다르지 않다며, 현대인의 행복 추구와 달리 뇌는 아직도 ‘생존’을 더 큰 목표로 삼는다고 주장한다. 불안은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 외로움은 집단에서 배제됐을 때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대비, 우울은 에너지 절약 모드라며 생물학적 관점에서 우울, 불안 등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감정을 재해석한다. 저자는 지금 힘들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사실은 인간의 생존 확률을 높여주는 신호였다며 이런 진화의 원리를 이용하면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안데르스 한센 지음·한국경제신문)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1990년대 지성사를 문예지·학술지·계간지·대중문화지 등의 잡지 문헌을 통해 그려내면서 200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정신사의 의미와 향방을 가늠한다. 탐구 주제는 ‘문학’ ‘사상’ ‘문화’ ‘세대’ ‘디지털’ ‘지식인’ ‘진보’ ‘국가’ ‘통제’ ‘여/성’(페미니즘) ‘생태’ ‘위기’ ‘대중’이다. 1980년대 대학가에 퍼진 마르크스주의가 포스트모더니즘과 탈식민주의 등으로 대체되는 과정, 거대 이념보다 ‘개인’ ‘내면’ ‘일상’에 집중해 구체적 현실을 파고든 문학 기류 등에 천착한다. 아울러 노동의 유연화와 비정규직 보편화 추세에 따라 항시적인 위기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장이 중요해진 사회 변화상을 조명한다. (윤여일 지음·돌베개)

◆운을 읽는 변호사=50년간 변호사로 활동한 저자가 지금껏 만난 1만명에 달하는 의뢰인의 삶을 통해 깨달은 ‘운이 좋은 삶’을 소개한다. 저자는 똑같은 곤경에 빠져 자신을 찾아오는 ‘운이 나쁜 사람’이 있는 반면,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하며 행복한 인생을 사는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며 운이 좋은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을 전한다. 핵심은 ‘운’은 신비의 영역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법률상의 죄보다 도덕적 과실이 운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주변인에게 쌓은 ‘도덕적 부채’를 갚아나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운을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정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도덕적 과실을 저지르는 존재’이기에 누군가의 희생으로 자신이 편안한 일상을 누린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운을 부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니시나카 쓰토무 지음·알투스)

◆아시아에서의 냉전=중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한반도에 그어진 38선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냉전이 형성되고 전개된 과정을 탐구한다. 한국전쟁을 두고 38선이 왜 그어졌으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국가이익 차원에서 소련과 미국은 한국전쟁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서술한다. 아울러 애초에 김일성의 전쟁 시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중국동북지역의 안정과 소련과의 관계 등 복합적인 이유로 중국이 전쟁에 발을 들이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또한 일본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과 정전 협정의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소련의 기밀 해제 문서와 미국과 중국 기록물 등을 토대로 중국의 정책 결정을 평가한다. (선즈화 지음·소명출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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