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만에 '서이초' 조사 발표한 교육부… "고인, 문제 행동 학생들에 어려움 겪어"
'연필 사건' 후 학부모 수차례 전화
업무량 과다, 비선호 교실 사용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지난달 고인의 학급에서 학생이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고 학부모가 고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고인은 실제 학기 초부터 문제 행동 학생 관리와 과도한 업무량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단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8일 이후인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울 서이초에서 발표한 입장문 내용과 언론 등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앞서 서이초 교장은 지난달 19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월1일 이후 고인의 담당 학급의 담임 교체 사실이 없으며 해당 학급에서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은 없었다"면서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이에 대해 "고인의 담임 학급에 신고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은 없었다"라며 "다만 소위 '연필 사건'으로 불리는 학생 간의 사안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수업 중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학생이 그만하라며 연필을 빼앗으려다가 자신의 이마를 그어서 상처가 생긴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연필사건' 발생 당일 다친 학생의 학부모가 여러 번 고인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고, 고인은 휴대폰 번호를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동료 교원에게 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앞서 지난달 31일 고인이 사망 전 일주일 동안 해당 학부모와 수차례 통화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사단은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 담임 자격 시비 폭언이 있었는지 여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고인이 실제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고 학기 말 업무량이 많았음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장 차관은 "연필 사건에 등장하는 A·B 학생도 (고인이)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이고, 지속적으로 기록이나 면담에 동료 교사의 증언이 나오는 학생이 2명 더 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두 학생을 상담,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에게 연락을 했는데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 '가위질을 하다가 수틀릴 때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부린 적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진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고인에게 배정된 교실은 무작위로 배정된 것이지만, 고인은 수업 공간 부족에 따른 비선호교실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인의 학급에서 담임교사 교체 사실은 없었고, 담당업무였던 '나이스(NEIS)' 업무와 1학년 담임 배정은 고인의 1순위 희망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인 연루설에 대해서는 "정치인 가족이 해당 학급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서이초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교원 중 63%인 41명 응답) 응답자의 약 49%는 '교권 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가 월 1회 이상 학부모 민원·항의를 경험했으며, 월 7회 이상 경험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6명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교원들은 담임 외 업무 병행, 과밀학급, 간섭과 막말 등 학부모 응대에 어려움이 있고, 정서불안·품행장애·대인관계 불안 등 부적응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동료 교사 증언에 따르면 '통화해서 학부모가 엄청 화를 냈다',' 개인 휴대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굉장히 불안하다' 이런 것들을 보면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나이스 업무 등에 대해서도 "학기 말에 각종 기록들을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 이 시점에 많이 몰려있었지 않나, 그런 것들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평가를 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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