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AG 수영·육상 등 기초종목 금메달 기대”

김명석 2023. 8. 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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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D-50
스포츠 체계 바뀌고 있는 과도기
황선우·우상혁 등 좋은 선수 많아
매너·규정 준수 등 성숙도도 중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수영·육상 등 기초 종목을 유심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기흥(68) 대한체육회장은 개막 50일을 앞둔 항저우 하계아시안게임(AG)이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성과가 크지 않았던 기초 종목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 기대다.

이 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금 대한민국 스포츠는 기초 종목 중심의 체계로 바뀌고 있는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과거 대회와 달리 기초 종목에서 많은 메달이 나와 국민들께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한국 스포츠는 기초 종목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일본에 밀려 24년 만에 종합 3위로 떨어졌는데, 기초 종목의 육성 실패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일본은 육상·수영에서만 금메달 25개를 차지했지만, 한국은 금메달 2개에 그쳤다.

이기흥 회장은 “일본은 도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7~8년간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선수들의 은퇴가 맞물렸고, 일본보다 (투자와 육성) 시기가 조금 늦었다”며 “다행히 이번 대회부터 기초 종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영 황선우, 육상 우상혁 등 옛날엔 생각도 못했던 종목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엘리트 체육의 결과물은 반드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지원 없이는 절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며 “일본도 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면서 엘리트 체육 육성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집중 육성에 나섰다. 국제종합대회에서 결과는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엘리트 체육에는 엘리트 체육에 맞는 지원을 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기초 종목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단을 위해 대한체육회는 부단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800여명의 선수들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된 변수 탓에 선수단 지원을 위한 체육회의 고민도 컸다는 게 이기흥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항저우 대회 연기 발표 이후 지도자, 선수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운동할 때 분위기가 나지 않아 어렵다’는 것이었다. 선수들 입장에선 대회가 연기됐다는 상실감이 가장 힘들었을 거다. 체육회 차원에서도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고, 훈련 분위기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이기흥 회장은 “이를 위해 훈련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당이나 숙박비 등을 증액했다. 선수들을 위한 여러 행사도 개최해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했다. 훈련 여건뿐 아니라 정서적인 차원에서도 세심하게 지원하려 했다. 체육회 차원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예산 문제였는데 다행히 잘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선수단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영양 섭취 등 훈련 외적인 부분에서도 차질이 없도록 철저하게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는 AG 개최지가 중국이라는 점이다. 이기흥 회장은 “코로나 여파로 인한 중국의 폐쇄 정책 탓에 최근까지도 현지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지금도 조직위원회로부터 경기장 티켓이나 지정 호텔, 경기 일정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되고 있지 않다. 최대한 소통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미국 간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인한 긴장감도 있다. 선수단에 대회 기간 소셜미디어(SNS) 등에 대한 교육을 신경 쓰고 있는 이유”라며 “이번 대회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1300여명)이 파견된다. 대규모 선수단이 현지에서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전에 선수단 교육이나 생활 안내, 편의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50여 일 앞둔 1일 오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이번 대회에서 이기흥 회장이 선수단에 바라는 건 종합순위 등 성적만큼이나 선수단이 '성숙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매너, 규정 준수 등은 성적만큼이나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세계 스포츠 리더로서의 면모와 성숙함을 선수들도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줬으면 한다는 게 이기흥 회장의 바람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이자, 말하자면 (국제 사회의) 리더다. 그에 걸맞은 품위와 성숙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상대에 대한 예의 등 매너, 규정 준수 등은 성적만큼 중요하다. 옛날처럼 죽기 살기로 메달에만 목을 매는 게 아니라, ‘한국 선수들은 매너도 좋고 프로페셔널하다, 멋지다’라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지원과 별개로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한 대한체육회 차원의 노력도 계속 이어진다. 핵심은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와 국내 체육인에 대한 지원이다. 올해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내년 1월 동계유스올림픽 개최, 곧바로 파리 올림픽 참가 등 쉽지 않은 여정 속에서 놓치지 않고 이어가는 노력들이다.

이기흥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4년 간 활동하면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스포츠 외교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이를 위해 스위스 로잔에 국제스포츠연락사무소를 개설, 우리나라 스포츠 외교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며 “전남 장흥에 건립 중인 체육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체육인들의 교육과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도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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