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초읽기…"웹툰 내년 미증시 상장"
[한국경제TV 이근형 기자]
<앵커> 네이버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이 달 24일 초거대AI 출시와 함께 AI서비스들이 연이어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산업1부 이근형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 기자, 네이버 2분기 실적 좋지요?
<기자> 매출이 1년 전보다 17.7%, 영업이익은 10.9% 증가하면서 호실적입니다. 주력사업과 신사업들이 골고루 성장한 결과입니다. 대표 주력사업에는 검색엔진을 통한 광고사업이 있겠고, 네이버쇼핑 같은 커머스가 있습니다. 검색엔진쪽은 올들어 구글에 점유율을 많이 내 준 상황에서도 4.3% 성장하며 선방했는데, 에어서치, 스마트블록이라고 하는 이른바 초개인화 맞춤형 검색결과 서비스 같은 것들이 효과를 발휘한 걸로 보입니다. AI를 활용해 개인이 원하는 걸 잘 검색해줘서 구매나 선택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올라갔다는 얘깁니다. 다만 확실히 포털의 배너광고 같은 '디스플레이 광고' 쪽은 포털화면을 개편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여파로 10%가까이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가장 빛이 난 부문은 커머스 쪽입니다. 커머스는 크게 보면 네이버쇼핑이라고 하는 스마트·브랜드스토어, 그리고 그 스토어들에 대한 광고들이 있고요. 여기에 북미 C2C플랫폼 포시마크까지 반영이 됩니다. 포시마크 흑자가 2분기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브커머스 포시쇼, AI를 활용한 포시렌즈 같이 기존 네이버 가진 기술들을 접목시킨 성과라는 게 네이버측 설명입니다.
여기에 네이버 유료멤버십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한 달에 4,900원을 내면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을 해주는 부분이라든지, OTT 같은 다른 콘텐츠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준다든지 하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쇼핑이 성장했다는 얘기는 네이버페이 같은, 핀테크도 잘나갔다는 말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핀테크 부문도 15% 가까이 성장했는데, 앞서 설명드린 멤버십을 비롯해서 네이버 예약을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런 부분들이 성장으로 연결됐고요. 특히 오프라인 현장결제 같은, 네이버 생태계 밖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규모도 40% 성장했다는 점을 주목할만 합니다.
그외에도 네이버의 주력 콘텐츠 사업이죠. 8천만명이 이용한다는 웹툰 역시 47% 고성장 했습니다. 특히 일본 지역은 카카오 픽코마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네이버는 질적으로 승부를 한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오리지널 IP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료이용자가 20% 이상 성장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에서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AI가 사용자에 맞는 웹툰을 추천해주면서 클릭수가 30% 이상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이버는 오늘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네이버웹툰을 미국증시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앵커> 이미 AI가 사업 곳곳에 활용이 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얘긴데, 곧 있으면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가 정식으로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4일에 하이퍼클로바X가 나오고, 이걸 이용한 AI서비스들이 9월과 10월에 연이어서 나옵니다. 우선 9월에 큐:라고 하는 AI검색 서비스가 출시되는데,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AI가 제대로 추천해준다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10월부터 B2B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쉽게 말하면 네이버의 클라우드 고객사들에게 하이퍼클로바X AI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여기에 네이버쇼핑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AI솔루션은 이미 적용이 된 상태인데, 하이퍼클로바X로 이걸 더 고도화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AI 사업이 본격화된다니 기대가 됩니다만, MS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 붙었을 때 과연 승산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의구심들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이버측은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용료가 훨씬 싸다는 게 큰 강점입니다. 보통 기업이 AI를 사용하면서 내는 비용은 ‘토큰’이라고 하는, AI가 언어를 분해하는 단위량 만큼 내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AI의 뇌를 많이 쓰게 할수록 비용도 더 낸다 이겁니다. 그런데 해외 AI의 경우는 한국어로 지시어를 입력하면, 그걸 영어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토큰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반면에 네이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어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켰기 때문에, 자신들의 AI를 쓰면 글로벌 빅테크의 AI를 쓰는 것보다 토큰량이 4분의 1로 줄어든다. 즉 비용이 4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재무상황이 열악한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네이버 AI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뿐만아니라 현재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들의 AI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보안 문제가 꼽힙니다. 기업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인데, 네이버의 경우 10월에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위한 뉴로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고객사 데이터센터 내부에 직접 서버 인프라를 설치하고, 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해서 보안 문제를 잡겠다라는 전략입니다.
<앵커> AI가 하반기 이후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죠. 이근형 기자였습니다.
이근형 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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