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명 온댔는데…"잼버리 국제운영요원 예상보다 적게 와"
열악한 환경과 운영 미숙으로 ‘생존 게임’이란 조롱까지 받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야영대회)’ 의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정부가 4일 임시국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잼버리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여억원을 의결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휴가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스카우트 학생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며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즉각 해결하도록 하라”고 지시하면서 열렸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유례없는 폭염이지만 변명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잼버리 활동을 마칠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부처가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의결된 예비비로 잼버리에 냉장·냉동 탑차와 의료물자를 제공하고, 매일 10만명분의 얼음물 공급 등 급식 개선을 위한 모든 지원을 하겠단 방침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예정에 없던 잼버리 현장 점검을 했다. 한 총리는 현장 점검 뒤 잼버리 프레스룸을 찾아 “잼버리 대회 진행 과정에서 뜨거운 날씨로 온열질환이 다수 발생하고, 일부 시설이 미비해, 걱정하시는 국민이 많았다”며 “지금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는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158개국에서 찾아온 청소년과 학부모, 선생님 4만3000분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입장발표 등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선 건 158개국 각국 스카우트 연맹 소속 청소년 4만 3000여명이 참석해 ‘청소년 문화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잼버리’에서 온열과 탈진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 때문이다. 잼버리가 개최 중인 부안 새만금 매립지 대회장 내 그늘막 부족은 물론 임시 화장실과 샤워실 고장도 이어져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3일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참가자의 안전을 확보하라”는 질타성 지시를 했다. 특히 한 총리는 조직위가 화장실 등 기본 시설 관련 대비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국무총리실은 잼버리 지원 업무를 맡은 국제운영요원(IST) 참석 인원이 잼버리 조직위가 예측했던 수준보다 수천 명 이상 부족했던 것도 이번 ‘잼버리 사태’가 벌어진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조직위의 예측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이다. 잼버리는 각국 스카우트 연맹에 속한 IST요원이 배급 등 필수 지원 업무를 맡는 형태로 운영돼왔다.
여가부와 전북도는 지난 2일 잼버리 보도자료에서 “안전한 행사운영을 위해 7000명의 스카우트 운영요원(IST)을 중심으로 폭염과 폭우, 테러 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총리실이 3일 보고 받은 한국 방문 IST요원은 예측보다 수천명이 적은 약 3000여명대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여가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IST요원이 순차적으로 입국을 하다 보니 초기엔 요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점차 방문 인원이 늘어나 현재는 6650여명의 요원이 입국해 거의 예측치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조직위가 IST 요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언제 알았는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뒀는지 등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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