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략 전쟁에 지속적 관여"…EU, 친러 벨라루스에 추가제재

박형수 2023. 8.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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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이사회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최우방국인 벨라루스에 민감한 제품 및 기술 수출을 원천 차단하는 등 추가 제재 방안을 확정했다. EU는 “대(對)러시아 제재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회할 수 없도록 조처를 한 것”이라고 추가 제재의 의미를 설명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EPA=연합뉴스


구체적으로 항공기 엔진, 드론을 포함해 항공 및 우주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제품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EU 27개 회원국에서 생산된 총기와 관련 부품, 탄약도 판매·이전·수출 등 어떤 형태로도 벨라루스에 전달될 수 없도록 했다.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 용도의 제품·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도 연장했다. 특히 반도체 장치, 전자 집적회로 제조 및 테스트 장비, 카메라와 광학 부품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가 사용할만한 상품 전체에 대한 추가 수출을 금지했다.

이날 EU 이사회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집권 이후 벨라루스 내 인권 유린과 관련된 개인 38명과 단체 3곳에 대한 별도 제재도 확정했다. 벨라루스에 대한 EU의 제재를 받은 개인은 233명, 단체는 37곳에 이른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이들은 EU 내 자산이 동결되고 EU 회원국으로 입국이 금지된다.

벨기에 브뤼셀의 EU 회의장 모습. EPA=연합뉴스


EU는 이번에 새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치범, 저명한 선전가, 사법부 구성원, 시민단체 회원, 언론인 등을 수감하고 이들을 고문하는 등 부당하게 대우한 교도소 관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EU는 벨라루스의 국영 석유·화학 기업인 벨네프테힘(Belneftekhim)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알렸다. 해당 기업은 루카셴코 정권을 지원하는 전략 기업 중 하나로, 직원들이 평화 시위 및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루카셴코의 불법 정권이 계속해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총체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벨라루스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잔인한 탄압을 지속하는 것에 대응해 새로운 제재를 채택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U 이사회 역시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담한 침략 전쟁에 지속해서 관여하는 것에 대응해 이 같은 표적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면서 “EU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벨라루스 국민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6월 러시아 소치에서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친(親)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전초기지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인도받고, 무장 반란에 실패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주둔지가 되면서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EU 회원국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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