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략 전쟁에 지속적 관여"…EU, 친러 벨라루스에 추가제재
유럽연합(EU) 이사회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최우방국인 벨라루스에 민감한 제품 및 기술 수출을 원천 차단하는 등 추가 제재 방안을 확정했다. EU는 “대(對)러시아 제재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회할 수 없도록 조처를 한 것”이라고 추가 제재의 의미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항공기 엔진, 드론을 포함해 항공 및 우주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제품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EU 27개 회원국에서 생산된 총기와 관련 부품, 탄약도 판매·이전·수출 등 어떤 형태로도 벨라루스에 전달될 수 없도록 했다.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 용도의 제품·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도 연장했다. 특히 반도체 장치, 전자 집적회로 제조 및 테스트 장비, 카메라와 광학 부품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가 사용할만한 상품 전체에 대한 추가 수출을 금지했다.
이날 EU 이사회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집권 이후 벨라루스 내 인권 유린과 관련된 개인 38명과 단체 3곳에 대한 별도 제재도 확정했다. 벨라루스에 대한 EU의 제재를 받은 개인은 233명, 단체는 37곳에 이른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이들은 EU 내 자산이 동결되고 EU 회원국으로 입국이 금지된다.
EU는 이번에 새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치범, 저명한 선전가, 사법부 구성원, 시민단체 회원, 언론인 등을 수감하고 이들을 고문하는 등 부당하게 대우한 교도소 관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EU는 벨라루스의 국영 석유·화학 기업인 벨네프테힘(Belneftekhim)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알렸다. 해당 기업은 루카셴코 정권을 지원하는 전략 기업 중 하나로, 직원들이 평화 시위 및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루카셴코의 불법 정권이 계속해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총체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벨라루스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잔인한 탄압을 지속하는 것에 대응해 새로운 제재를 채택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U 이사회 역시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담한 침략 전쟁에 지속해서 관여하는 것에 대응해 이 같은 표적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면서 “EU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벨라루스 국민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친(親)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전초기지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인도받고, 무장 반란에 실패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주둔지가 되면서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EU 회원국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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