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찌르겠다" 분당·강남·의정부·부산까지…전국민 칼부림 '패닉'
경찰, 만일의 사태 대비·작성자 추적
전문가 "예고글 살인예비죄 엄벌해야"
3일 경기 성남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온라인상에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와 시민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글을 올린 이들에 대한 수색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협박성 게시글을 올려 시민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행위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현역 사건 벌어진 뒤…'살인 예고글' 최소 12건 올라왔다
서현역 사건이 벌어진 후인 이날 밤 텔레그램, 디시인사이드 등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디시인사이드 회원은 이날 오후 7시2분께 "내일 아침 잠실역에 20명 죽일 거다. 과연 너 따위가 날 막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예고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지만, 이를 캡처한 여러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같은 날 오후 6시42분께엔 폐쇄형 SNS '텔레그램'에 분당 오리역에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10 사이 오리역 부근"이라며 구체적인 시간대까지 전했다.
글을 게재한 이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일 것"이라며 "전 여자친구가 그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에 네가 아는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하기도 했다. 오후 7시9분께엔 "서현역 금요일 한남들 20명 찌르러 간다"라는 글이 흉기 사진과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다음날인 4일에도 파장은 계속됐다. 이날 오전 1시57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라는 글이, 부산 서면역에서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예고가 올라왔다.
경찰, 기동팀 배치·글 작성자 추적 나서
현재까지 경찰에 파악된 협박성 게시글은 최소 12건 이상이다. 경찰은 이같은 살인 예고글에 언급된 오리역, 서현역에 각각 기동대 1개 제대(25명가량)를 배치했으며, 인근인 야탑역과 정자역에도 각각 기동대 2개 팀(10명가량)을 배치했다. 또 모든 지구대·파출소의 순찰 차량을 각 관내 다중밀집 지역에 집중 배치, 거점 순찰 활동도 펼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신고된 협박 글에 대한 작성자 추적에 나선 상태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모두 삭제됐다. 더불어 인터넷 모니터링을 강화해 유사한 게시글을 삭제 및 차단 조치하고,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범행 영상의 확산도 방지하기로 했다.
전문가 "당분간 살인 예고글 작성자 엄벌해야"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4번 출구 근처에서 피의자 조선(33)이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후 단 13일 만에 서현역에서 최모씨(22)가 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행인 5명을 들이받고, 흉기로 9명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라 벌어진 뒤 온라인상에서는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협박성 게시글이 다수 포착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살인 예고글 게시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당분간은 모든 살인 예고글 작성자에 살인 예비죄를 적용해야 한다"라며 "엄격한 형법 적용이 필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살인예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 가능"이라며 "구체적으로 흉기 사진이 올라오는 것은 사실상 살인을 예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본격 엄벌해야지, 게시판 글을 내팽개쳐 놓는 것은 위험을 방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예고없는 칼부림이 발생했다. 4일 오전 10시 3분께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0∼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도주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며 "신원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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