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뱀 잡으면 머리부터 꿀꺽…잔혹한 킬러 '불새' 찾았다
김윤호 2023. 8.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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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의 화려한 자태
희귀 여름 철새 ‘호반새’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한 계곡에서 관찰됐다. 호반새는 주로 산란기인 6~7월 햇빛이 들지 않는 우거진 숲속에서 살아 직접 눈으로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울산시 측은 4일 “지난달 20일 울주군 상북면 한 계곡 흙 벼랑 구멍 속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나르는 호반새 어미 새를 울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윤기득 사진작가가 발견, 카메라로 관찰·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작가는 오전엔 호반새 어미 새를 발견했고, 오후엔 호반새 새끼들이 이소(離巢)하는 장면까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소는 새의 새끼가 다 자라 둥지를 떠나는 걸 말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호반새는 매우 드물게 여름에만 찾아오는 여름 철새로, 개체 수가 적어 희귀하다”며 “(울창한 숲속에서) ‘히루루’하는 울음소리가 가끔 들리는 경우는 있어도, 직접 관찰해 기록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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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킬러' 호반새
호반새는 붉은빛 몸에 진한 주황빛의 굵고 긴 부리를 가졌다. 몸 전체가 마치 불타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불새’라고도 불린다. 파랑새목 물총샛과로, 호수나 물가 계곡에서 살아가는데 잔혹한 사냥새로 유명하다. 개구리·뱀·도마뱀 등을 잡아서 나뭇가지에 부딪혀 기절시켜 머리부터 먼저 먹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특히 개구리를 잡아먹는 장면이 많이 노출되면서 ‘개구리 킬러’라는 별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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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둥지 슬쩍 사용하기도
호반새는 둥지를 산간 계곡 무성한 숲속에 튼다. 딱따구리 둥지를 슬쩍 사용하기도 한다. 호반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 등급 관심 대상 동물이다. 조류전문가들은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알리는 환경 지표종으로도 호반새를 분류한다.
철새 중 가장 늦게 번식하는데,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5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울산시 측은 윤 작가가 울산지역의 우수한 자연생태를 대내외에 알리는 데 사용하도록 호반새 관련 자신의 작품을 울산시에 무상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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