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범, 건물 나와 걸어가다 행인 신고로 지구대서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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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분당 도심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14명이 크게 다쳤다.
두 번째 신고는 최씨가 차에서 내려 백화점 2층으로 진입해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한 오후 5시 58분에 접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첫 신고는 교통사고로 인지 접수된 것이었고, 경찰은 두 번째인 흉기난동 신고 4분만인 오후 6시2분 현장에 도착했다"며 "신고 당시 또는 경찰 도착 시에 최씨는 건물을 빠져나온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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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12 신고는 교통사고로 인지 접수
경찰, "흉기난동 신고받고 도착 시 이미 건물 나간 상태"
3일 오후 분당 도심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14명이 크게 다쳤다. 범인은 범행 후 건물을 빠져나와 인도를 걷다가 목격한 시민 신고로 근처 지구대에 붙잡혔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56분께 배달원 최모(22)가 모닝 승용차를 몰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행인 5명을 고의로 들이받았다. 최씨는 차에서 내려서 AK백화점으로 들어가 1~2층을 오르내리며 흉기로 9명을 찔렀다. 4일 오전 현재 피해자 14명 중 2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행인 신고로 지구대 근무자 검거=최씨가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받은 직후인 오후 5시 56분에 112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두 번째 신고는 최씨가 차에서 내려 백화점 2층으로 진입해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한 오후 5시 58분에 접수됐다. 112 지령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동안, 최씨는 백화점 건물 바깥으로 나와서 길가 화단에 흉기를 버리고 유유히 걸어갔다. 첫 112 신고 이후 9분이 지난 오후 6시5분께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 방면으로 걷던 최씨를 발견한 시민 2명이 지구대에 이 사실을 알렸고, 지구대 안에 있던 경찰관 1명이 밖으로 나가 최씨의 팔을 꺾고 제압했다. 최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붙잡혔다.
당초 112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인 AK백화점에 출동한 경찰은 건물을 빠져나가 흉기를 버리고 도주한 범인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K백화점에서 서현지구대까지는 직선거리 약 350m, 도보 5~6분 거리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첫 신고는 교통사고로 인지 접수된 것이었고, 경찰은 두 번째인 흉기난동 신고 4분만인 오후 6시2분 현장에 도착했다"며 "신고 당시 또는 경찰 도착 시에 최씨는 건물을 빠져나온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정신과 진료…대형마트 흉기 구입=경기남부경찰청은 최씨 검거 이후 총 63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최씨는 분당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분열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으며,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며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2점이었으며 범행 하루 전 인근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음주 상태도 아니었다고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 질환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모방범죄 예고글 잇따라=이 사건 직후 모방범죄 예고글이 온라인상에 계속해서 올라왔다. 전날 오후 6시42분께 텔레그램에는 "금요일(4일) 오후 6시~10시 사이에 오리역 인근에서 칼부림하겠다"는 글이 게시됐다. 오후 7시2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내일(4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이 게시됐고, 이날 오후 11시에는 "금요일 오후 10시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입니다"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경찰은 협박 글 신고를 받고 잠실역과 한티역 일대를 수사했으나,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4일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묻지마 범죄와 예고글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통해 "개인 원한에 의한 범죄와 달리 묻지마 범행은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가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와 같다"며 "다중밀집장소를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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